[땅집고] 시세 12억원의 단독주택을 보유한 집주인은 내년 보유세가 올해보다 23만원 늘어난 187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를 내세우며 시세가 오르지 않은 주택이라 할지라도 공시가격을 끌어올림에 따라 보유세 부담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2021년 1월 1일 기준으로 전국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을 평균 6.68% 끌어올리는 공시가격안을 17일 발표했다. 표준단독주택은 전국 단독·다가구주택 418만 가구 중 표본으로 뽑은 23만 가구다. 한국부동산원(옛 감정원)이 이들의 공시가격을 산정하면, 이를 토대로 지방자치단체가 나머지 주택의 공시가격을 매긴다.

이날 국토부가 공개한 '표준주택 보유세액 변동 추정'에 따르면, 시세 12억원 단독주택 보유자는 올해 164만원의 보유세를 냈지만, 내년에는 187만2000원으로 보유세가 약 23만원 높아진다. 시세 15억원 단독주택은 내년부터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대상이 되면서 보유세가 236만9000원에서 288만5000원(재산세 273만1000원·종부세 15만4000원)으로 오른다. 만약 종부세를 장기보유·고령자 등으로 최대 80%까지 공제받는다면 276만2000원이다.

시세가 높을수록 공시가격·보유세 인상폭이 더 커진다. 시세 20억원 이상 주택의 경우 기존 482만6000원에서 676만1000원으로 보유세가 193만원 늘어난다. 종부세를 80% 공제받는다면 보유세 총액은 486만6000원이다.

공시가격 6억원 이하 1주택자의 재산세율을 3년간 0.05%포인트 인하한 조치에 따라 8억원 이하 단독주택을 보유할 경우 보유세는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8억원일 경우 올해 89만원에서 내년 78만3000원 ▲6억원은 61만3000원에서 53만3000원 ▲3억원은 26만4000원에서 21만9000원 ▲1억원은 8만1000원에서 6만6000원으로 보유세가 각각 줄어든다.

정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따르면 시세 9억원 미만 단독주택은 2035년까지 15년에 걸쳐 공시가격이 현실화되고, 15억원 이상 주택은 2027년까지 7년 만에 현실화를 마친다. 현재 단독주택 공시가격 평균 시세 반영률은 약 56%, 내년에는 58%다. 시세 반영률이 90%에 도달할 때까지는 단독주택 시세가 전혀 오르지 않더라도 공시가격이 꾸준히 상승한다는 의미다.

표준주택 공시가격안은 소유자 의견청취 및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내년 1월25일 결정·공시될 예정이다. 공시가격안에 대해 의견이 있는 경우 내달 6일까지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사이트나 시·군·구 민원실, 한국부동산원 등에 우편·팩스나 직접 의견서를 제출하면 된다./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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