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발표 2차 고속도 5개년 계획
정부, 최소 30%이상 반영할듯
정부가 2021년부터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받게 될 지방 고속도로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지역균형발전’의 배점 비율을 높이는 방침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좌절돼왔던 지방 고속도로 사업들이 내년부터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배점 변경에 따른 첫 수혜 사업은 ‘영월~삼척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 연말 발표를 목표로 수립 중인 ‘제2차 고속도로 5개년 계획’에 포함할 사업을 선정할 때부터 ‘형평성(지역균형발전) 항목’의 반영 비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토부 도로정책과 관계자는 “정부가 작년부터 지방 도로 같은 기반 시설의 예타에서 경제성 평가 비율을 낮추고 균형 발전 평가 비율을 높인 만큼 사전 평가 개념인 고속도로 5개년 계획 수립에도 이를 반영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수치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1차에서 20%였던 형평성 반영 비율이 2차에서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2차 고속도로 5개년 계획에서 지역균형발전 부문 배점은 최소 30% 이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지난해 예타 평가 제도 개선으로 예타에서 형평성 반영 비율을 과거 25~35%에서 30~40%로 조정했기 때문이다.
도로법(2014년 개정)에 따라 고속도로 건설은 국토교통부가 수립하는 ‘고속도로 5개년 계획’에서 ‘중점 추진 사업’을 결정한 후, 이를 대상으로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등 사업성 평가를 거쳐 진행한다. 이 같은 평가 기준 변경에 따라 그동안 경제성을 이유로 좌절됐던 지방 고속도로 중에서도 특히 ‘영월~삼척 고속도로(92.3km)’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영월~삼척 고속도로’는 1990년대 국가 간선도로망계획에 따라 추진된 평택~삼척 간 동서고속도로(동서 6축·250km)의 미개통 구간이다. 지난 8월 제천~영월(29km)이 예타를 통과하면서 동서 6축에서 사업이 확정되지 않은 구간은 이곳뿐이다. 강원·충북 내륙 지자체와 주민들은 이 구간을 이번 고속도로 5개년 계획에 포함해 예타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월~삼척 고속도로는 앞서 2017년 1차 5개년 계획에서 선정한 ‘중점 추진 사업’ 11개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러나 ‘추가 검토’로 분류된 사업 15개 중에서는 우선 순위가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영월~삼척 구간은 인구가 적은 지역들을 지나는 구간이어서 경제성에서는 낮은 점수를, 형평성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는 곳”이라며 “형평성 반영을 높이는 새로운 기준에 따라 첫 번째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은 “강원도 남부 지역은 내륙 속 오지라고 할 만큼 고속도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인 만큼 균형 발전을 위한 고속도로 필요성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며 “5개년 계획에서 이 점을 반영해 영월~삼척 구간을 중점 추진 사업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