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올해 서울 중대형 아파트(전용면적 85㎡ 초과)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이 200대1 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점으로만 공급하는 중소형 아파트와 달리 추첨제 비중이 크고,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넓은 실내 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중대형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99.6대 1로, 지난해 경쟁률(38.4대 1)의 5.2배에 달했다. 2014년만 하더라도 서울 중대형 아파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2.8대 1에 그쳤다.
최근들어 중대형 아파트가 인기를 끈 요인은 ‘공급 감소’ 때문이다. 서울에서 중대형 아파트 공급 물량은 2014년 4317가구에서 올해는 지난 11일까지 3290가구로 감소했다.
하지만 수요는 점차 증가했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강화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는 점도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기왕이면 넓은 집 1채를 구입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또 청약 가점이 부족한 예비 청약자들의 경우 추첨제 비중이 큰 중대형에 대거 청약통장을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전용 85㎡를 초과하는 민영주택 기준으로 투기과열지구는 공급량의 50%, 조정대상지역은 75%가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선정하기 때문이다.
올해 중대형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은 서울 외에도 세종(153.3대 1)과 경기(116.2대 1)에서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보인 경쟁률 대비 각각 2.7배, 3.0배로 상승한 수치다.
전국적으로도 올해 중대형 아파트 1순위 청약률(64.0대 1)은 작년 경쟁률(30.6대 1)의 2배가 넘게 뛰었다. 반면 중대형 아파트 물량은 감소세다. 지난 몇 년간 1·2인 가구 증가, 혁신 설계, 높은 환금성 등으로 건설사들이 중대형보다 소형 면적 중심으로 단지를 구성해왔기 때문이다. 전국의 중대형 아파트 공급 물량은 2014~2016년 3만 가구를 웃돌았다가 2018년 1만9000 가구까지 떨어졌고, 올해는 2만 가구를 겨우 넘긴 수준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중소형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졌던 다양한 이유로 최근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올 연말 분양시장에서 중대형 면적을 공급하고 있는 단지들이 많지 않아 높은 경쟁률 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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