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이 최근 임대아파트를 방문한 뒤 ‘아늑하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날 대통령의 말씀은 앞으로도 정부가 계속 임대아파트만 공급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게 한다”고 비판했다. 조 구청장은 내년 4월 실시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조 구청장은 13일 오후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의 임대아파트 탐방이 보여주기 쇼가 되지 않으려면’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려 문 대통령과 정부의 주택 정책을 비판했다. 조 구청장은 우선 대통령이 방문해 ‘아늑하다’고 칭찬한 임대주택은 전체 단지 1640가구 중 단 12가구(0.73%)에 불과한 12평 복층아파트와 임대료가 가장 비싼 13평 투룸형 아파트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라리 이날 대다수 서민들이 사는 4~8평 위주 성냥갑 임대주택에 가서 그 동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많이 잘못됐다고 위로하고, 임대주택 한 채를 지어도 제대로 지어 싸게 공급하겠다고 말했다고 어땠을까”라며 “그랬다면 ‘보여주기식 쇼’처럼 느껴지지도, 비난을 받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조 구청장은 화성동탄 행복주택단지가 4차례나 입주자 모집을 했지만 총 1640가구 중 400가구 정도만 입주자를 받은, 즉 4곳 중 1곳 꼴로 공실인 점을 들어 “대통령이 살기 좋다고 말할 만큼 품질이 좋은 편인데도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서울 4900가구를 포함해 수도권 1만6000가구가 공실”이라며 “주택은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해야 하는데, 공급자 중심으로 하다보니 국민들이 외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 구청장은 정부의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해 “국민들이 원하는 민간 주택공급 방식에는 애써 눈감고, 공공임대주택 ‘계몽’에만 열심이다”라며 “재건축·재개발을 완화하면 향후 5년 동안 주택 65만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는 구상도 밝혔다.
조 구청장은 “민간 재개발·재건축을 허용하면 전체 개발 호수의 약 17% 이상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된다. 민간개발을 허용하지 않으니 오히려 민간이 짓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조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공공뿐 아니라 민간 부문 공급 촉진 방안도 독려해야 한다”라고 했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 변창흠 국토부 장관 내정자와 함께 화성동탄 행복주택단지를 찾아 “아늑하다”면서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중산층까지 혜택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여성신문 의뢰로 지난 8~9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차기 서울시장에 출마한 범야권 여성 정치인 중 후보 적합도 순위는 나경원 전 의원(27.9%)에 이어 조은희 구청장이 14.9%로 2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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