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文 '13평 4인 가족' 발언 논란…靑 "왜곡" 野 "억지"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0.12.13 15:45 수정 2020.12.13 20:26

[땅집고]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13평형(44㎡) 공공임대아파트를 찾은 자리에서 한 발언과 관련해 여야간 공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13평형(44㎡) 임대아파트를 둘러보고 ‘4인 가족도 살 수 있겠다’고 말했다고 비판한 일부 언론에 대해 “왜곡보도”라며 유감을 표했지만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1일 문 대통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은 경기 화성시 동탄의 행복주택 단지를 방문해 13평형(44㎡) 임대아파트를 둘러보며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나눈 대화였다. 변 사장이 “여기가 44m² 13평 아파트이다. 방이 좁기는 하지만 아이가 둘 있으면 위에 1명, 밑에 1명을 줄 수가 있고, 이걸 재배치해서 책상 2개 놓고 같이 공부할 수 있다”며 2층 침대가 있는 방을 소개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그러니까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고 했다. 이어 변 후보자는 “네. 여기는 침실이고요…”라고 설명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13평형에 어린 아이 둘을 둔 신혼부부가 거주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땅집고]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살고 싶은 임대주택 현장점검에 나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변창흠 LH사장과 함께 단층 세대 시찰을 하고 있다./TV조선


이후 문 대통령은 변 후보자와 주택 내부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이어갔다. 변 후보자는 “여기(44㎡ 임대주택) 살다가 아이가 크면 옮겨가야 하는데, 행복주택은 예전에 59㎡도 공급을 했지만 예산 문제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에 대통령께서 중산층 거주 가능 주택 그것을 공급하면 그야말로 아이가 둘이 있는 집도 최소 주거 기준을 넘어서면서 충족하면서 살 수 있도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아이가 생기면 가족이 많아지죠. 뿐만 아니라 생활수준도, 보다 높은 수준의 주택을 원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기본적인 주택에서 좀 더 안락하고 살기 좋은 그런 중형 아파트로 옮겨갈 수 있는, 굳이 자기가 자기 집을 꼭 소유하지 않더라도 이런 임대주택으로도 충분히 좋은 주택으로도 발전해 갈 수 있는, 그 어떤 주거 사다리랄까 그런 것을 잘 만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땅집고]문재인 대통령이 어제(12월 11일) 방문한 동탄 임대아파트 평면도. / LH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동행한 변 후보자의 설명을 확인하는 ‘질문’을 했을 뿐, ‘4인 가족도 살겠다’고 제목을 뽑은 기사는 사실이 아니며 대통령의 발언취지와도 맞지 않다”고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이 “13평형에는 신혼부부와 어린이 1명 정도가 표준이지만 더 어린 아동들이면 2명도 거주가 가능하겠다는 거죠?”라고 물었다고 해명했다. 강 대변인은 “변 사장의 ‘답변’은 전혀 기사에 다루지 않고 있다”며 “그러곤 마치 대통령께서 ‘13평짜리 좁은 집이라도 부부와 아이2명까지 살 수 있겠다’라고, ‘질문’을 한 게 아니라 ‘규정’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 임대아파트 관련 발언에 대해 “청와대의 해명은 억지”라고 주장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신혼부부에 아이 한 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두 명도 가능하겠다는 발언의 문제는 ‘주장’인지 ‘질문’인지가 아니다”라며 “백번 양보해 13평 아파트를 보고 저런 질문을 하는 것은 상식적인가”라고 했다. 이어 “오히려 그 좁은 공간에 4명이 살 수 있을 것처럼 말하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야단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새벽 국정원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는 무제한토론 중에 “대통령 발언으로 국민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국민은 본인이 살고 싶은 곳에 내 집을 갖고 살고 싶다는 것”이라며 “13평 공공임대주택에 평생 살라 하니 그 마음이 오죽하겠나. 대통령께서는 이러한 국민의 마음을 정말 모르고 하신 말씀이냐”고 했다. /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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