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수도권 신축 대단지 아파트들에서 전월세 거래 신고가 이뤄지는 건수가 아파트 단지 규모 대비 10~20%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세 거래 신고 건수를 기준으로 전월세 거래량을 추측한다면 나머지 전체 80% 이상의 아파트는 소유자가 직접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새로운 임대차법의 영향 등으로 신축 대단지에서 전·월세 물량이 쏟아진다는 공식도 옛말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 3월 입주한 서울 양천구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3045가구)는 현재까지 전·월세 누적 거래량이 299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가구의 9.8% 에 해당한다. 나머지 90.2%(2746가구)는 수분양자(소유자)가 살고있는 셈이다. 올 2월 입주한 강동구 ‘고덕아르테온’(4066가구)은 전·월세 거래량이 812건(19.9%)에 그쳤다.
경기도 여러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2월 경기 김포시에서 입주를 시작한 ‘김포 캐슬앤파밀리에시티 2단지’(1872가구)는 전·월세 비중이 2.7%에 그쳤다. 100가구 중 97가구에 주인이 살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부동산인포 권일 팀장은 “양도세 비과세를 위한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며 입주 아파트의 자가 점유율이 높아진 것”이라며 “이전에는 보유 기간만 따져 기간별로 24~80% 공제율을 적용했다면 현재는 1주택자들도 2년 이상 실거주해야 양도세 공제를 받을 수 있고, 실거주 요건도 대폭 강화돼 10년 이상 보유·실거주해야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축 대단지가 들어서면 입주 시점 2~3개월 전부터 일대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 등 전세 매물이 쏟아지며 일대 전세금이 하락 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임대차 3법 시행 이후로는 전세 매물이 워낙 귀해지면서 시장상황이 180도 변했다는 말이 나온다. 상일동 참좋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2년 전까지만 해도 고덕아르테온,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등 대단지가 입주할 때 주택 전세가 잘 나가지 않아 일시적으로 보증금이 낮아졌지만, 현재는 전반적으로 전세물건이 희귀해지며 이런 현상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향후에는 서울권 내에서 대단지가 입주한다고 해서 대단지 아파트는 물론 인근에서도 전세매물도 많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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