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4년치 한꺼번에 폭등"…이젠 오피스텔까지 전세대란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0.12.07 04:52

[땅집고] 2004년 입주한 ‘문래역대우이안’(서울 영등포구 문래동3가)은 전용 64~76㎡을 구성된 오피스텔이다. 모든 실이 소형 아파트 규모 이상으로 크고 방도 3개인 경우가 많고, 발코니까지 딸려 있는 전형적인 주거형 오피스텔이다. 이 오피스텔 전용 95㎡(12층)이 지난달 말 보증금 5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지난 3월 직전 거래 최고 전세금은 4억4000만원이었다. 불과 8개월여 만에 전세금이 6000만원이나 뛰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004년 입주 이후 이 오피스텔은 전세금이 3억~ 4억원대 초반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는데, 올 하반기 들어 갑자기 오르고 있다”며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매물도 사라졌고 집주인들이 전세금 4년치를 한꺼번에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이후부터 전국의 아파트 전·월세 가격이 급등한 데 이어 오피스텔 전세금까지 치솟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임차인을 보호하겠다며 ‘임대차 3법’을 강행 통과시킨 여파다. 특히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전용 중대형 면적 오피스텔의 전세금 상승세가 가파르다. 정책 실패의 결과 아파트 전세금이 치솟았고,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 밀려난 세입자들이 오피스텔로 밀려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 서울 오피스텔 전세금 평균가격 2억원 돌파

[땅집고] 올해 서울 오피스텔 전세금 평균 가격 변화. / 한국감정원


오피스텔 전세금은 임대차법 시행 이후로 급격하게 올랐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1월부터 6월까지 서울의 오피스텔 전세금 평균은 1억7000만원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한 8월 이후 평균 전세금이 2개월 만에 급등해 2억원대를 돌파했다.

경기도 오피스텔의 경우 전용 60~85㎡ 주택형 오피스텔 가격이 8월 0.41%, 9월과 10월 각각 0.5%씩 올라 7월(0.06%)보다 상승폭이 크게 높아졌다. 경기 하남시 학암동 위례신도시 ‘위례 지웰푸르지오’ 84㎡는 10월 6억원(16층)에 거래돼 7월 전세금보다 2억원 상승했다. 중소형 오피스텔뿐 아니라 고가 오피스텔 전세금도 급등세다. 지난달 29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하이페리온’ 137㎡ 전세금은 17억5000만원(31층)에 거래됐다. 7월보다 5억원 이상 올랐다.

양천구 목동 노관석 굿모닝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신혼부부들이 예전에는 좀 낡아도 되도록이면 아파트 전셋집을 찾았는데, 요즘은 아파트 전세가 아예 없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오피스텔, 빌라에 신혼집을 차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땅집고]경기 성남분당구 '로얄팰리스' 오피스텔. /네이버지도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임차인을 보호하겠다며 주택시장 전문가와 야당의 반대를 무시하고 임대차 3법을 통과시킨 부작용이 주택 시장 구석구석까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주택 보유세도 빠르게 올리고 있어 세금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되는 현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이 지금까지 추진해온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무주택자들이 고통 받는 시간도 길어질 전망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인해 세입자들이 주거 품질이 더 낮은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임대차보호법으로 인해 주택 유형에 관계없이 전세가 월세로 빠르게 전환돼 주거비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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