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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찰 들고 와도 못 사요"…무섭게 치오르는 북아현뉴타운

뉴스 손희문 기자
입력 2020.12.04 04:22

[발품리포트] 2구역 건축심의 통과로 다시 들썩이는 북아현뉴타운

[땅집고]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2 재정비촉진구역이 지난 10일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한 사실을 알리는 현수막. /손희문 기자


[땅집고] 지난 26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지하철 2호선 아현역 2번 출구로 나와 한성고등학교 방향으로 3차로 도로를 따라 걸어가자, ‘e편한세상 신촌’ 아파트가 눈에 들어왔다. 맞은편에는 저층 상가와 낡은 주택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다. 북아현2재정비촉진구역으로 재개발이 추진 중인 곳이다. 좀더 북쪽으로 걸어가자, 북아현2구역이 지난달 10일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한 것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2구역 매물은 4~5건 밖에 안 돼 현찰을 주고도 못산다”고 했다. 건축심의 통과로 재개발 사업 진척 가능성이 높아지자 2주일만에 매물이 동이 난 것. 북아현동 하나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던 매물은 투자자들이 싹 쓸어갔고, 호가를 높인 매물이 조금씩 풀리고 있지만 그나마도 손에 꼽힌다”고 말했다.

[땅집고] 북아현2구역 재개발 사업 예정지. 이곳은 좁은 골목길에 낡은 주택과 상가들이 밀집해 있다. /손희문 기자


서울 강북의 신흥 주거지로 떠오른 서대문구 북아현동 일대 북아현뉴타운이 투자 열기로 뜨겁다. 최고 노른자로 평가되는 북아현2구역이 최근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구역 전체가 들썩거리고 있는 것. 이미 입주한 신축 아파트 시세가 오르고 재개발 지분 가격도 연초 대비 1억~2억원 뛰었다.

■ 도심 인기 주거지로 떠오른 북아현 뉴타운

2005년 지정된 북아현뉴타운은 89만9302㎡(약 27만2000평)에 다섯개 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광화문·시청 등 도심과 여의도 출퇴근이 편리하고 각종 생활인프라도 갖춰 강북을 대표하는 직주근접형 신흥 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다.

[땅집고] 북아현뉴타운 구역 배치도. /서울시 클린업시스템


특히 북아현2구역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아현역과 5호선 충정로역을 끼고 있어 가장 입지가 좋다는 평가다. 5호선으로 광화문·여의도, 2호선으로 시청·을지로 등 강북 주요 업무·상업지구를 10분 내로 이동할 수 있다. 부지면적 12만3260㎡에 지상 29층 아파트 2356가구(임대 401가구 포함)와 오피스텔 25실이 들어설 예정으로 북아현뉴타운 내에서 3구역에 이어 둘째로 규모가 크다.

북아현뉴타운 5개 구역 중 2·3구역을 제외하고 ▲1-1구역(힐스테이트 신촌) ▲1-2구역(신촌 푸르지오) ▲1-3구역(e편한세상 신촌)은 이미 입주를 마쳤다. 매매가격은 아현역에 가까운 ‘e편한세상 신촌’이 가장 높다. e편한세상 신촌 85㎡(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2일 16억8000만원(16층)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 실거래 평균 가격은 16억4750만원이다. 강북 대장주로 꼽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같은 주택형의 경우 17억2000만원(10월)에 거래됐다. 힐스테이트 신촌 85㎡는 14억원 후반대에, 신촌푸르지오 85㎡는 15억원 안팎에 각각 거래된다. e편한세상신촌보다 시세가 다소 낮지만 3~4개월 전에 비해 1억원 이상 올랐다.

[땅집고] 북아현뉴타운 구역별 사업 추진현황. /손희문 기자


■ 85㎡ 입주하려면 실투자금 8.5억 필요

북아현2구역은 현재 감정가 2억5000만원짜리 빌라(대지지분 26~33㎡)에 프리미엄(웃돈)이 8억원 정도 붙어 10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와있다. 전세금(2억원)을 제외하면 초기 실투자금은 약 8억5000만원이다. 85㎡ 기준 예상 조합원 분양가는 약 7억원으로 감정가를 제외하면 4억5000만원 정도 분담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결국 85㎡ 입주 가능한 매물을 지금 산다면 입주까지 15억원 정도 필요하다.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현재 시세 기준으로 2억~3억원 정도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2구역 사업이 완료되면 ‘마래푸’나 ‘그랑 자이’를 넘보는 지역 랜드마크 아파트가 될 것으로 본다. 북아현동 시티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그랑 자이 85㎡가 17억원을 넘겨 팔렸고 현재 호가는 19억~20억원 수준”이라며 “북아현 2·3구역 신축 아파트도 비슷하거나 더 높은 가격을 형성할 것”이라고 했다.

북아현 3구역은 2구역 대비 평균 1억~2억 정도 저렴한 가격에 매물이 나와 있다. 3구역은 임대주택이 총 4757가구로 임대주택이 800여 가구 포함돼 있다. 북아현3구역도 특별건축구역이어서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북아현3 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2022년 상반기 관리처분계획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내년 3월쯤 건축심의에 들어가 3개월 후 통과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땅집고] 재개발을 추진 중인 북아현3구역 일대 주택가. /손희문 기자


■ 입주까지 최소 7년…“그 돈이면 신축산다” 반응도

다만 북아현 2·3구역은 언덕이나 경사지가 많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3구역은 서대문역 뒷편 인창고등학교 인근부터 충정로역과 아현역 일대로 가파른 언덕이 많고, 2구역은 내부로 들어갈수록 경사가 급해진다. 현지 공인중개사들 사이에는 현재 2·3구역 호가가 너무 높다는 말도 나온다. 더구나 2·3구역은 사업 부지 면적이 워낙 넓어 지하철 역과 동떨어진 언덕 위 동·호수를 배정받을 가능성도 높은데, 그렇게 되면 실제 시세 차익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

건축심의를 통과했지만 실제 착공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건축심의 후 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주, 철거를 거쳐 일반분양과 착공까지는 아무리 빨라도 3~4년은 족히 걸린다. 한 전문가는 “북아현뉴타운은 입지만 놓고 보면 한남뉴타운과 성수동 일대 재개발 사업 못지 않은 알짜 사업지”라면서도 “이주·철거와 시공 기간을 감안하면 입주까지 적어도 7년 이상 걸리는 데다 프리미엄이 크게 올라 차라리 신축을 사는 게 낫다는 말도 나오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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