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난달 전국 주택 전세금이 2013년 10월 이후 7년 여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전국적인 주택 부족 현상으로 주택 매매 가격과 전세금·월세가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에서는 제주가 지역경기 불황으로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였다.
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1월 ‘전국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지난달 대비 0.54% 올랐다. 전세금은 0.66% 상승했고 월세도 0.18%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매매가격 상승폭도 커졌다. 전국 매매가격 상승률은 서울(0.16%→0.17%)과 수도권(0.30%→0.49%), 5대 광역시(0.55%→1.01%), 지방(0.34%→0.58%)이 지난달 대비 상승폭이 커졌고 세종시가 0.94% 오르며 지난달 1.43% 대비 다소 수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서울에서는 중랑구가 면목·신내·묵동 등 중저가 단지 위주로 0.33%의 상승폭을 보였고 광진구(0.24%)와 성북구(0.24%)도 각각 교육환경이 양호한 광장동·자양동 역세권과 길음뉴타운 신축단지를 중심으로 오름세를 기록했다.
지방에서는 부산(1.28%) 울산(1.08%) 대전(1.02%) 등이 1% 넘게 상승했다. 반면 제주는 관광객 증가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미분양물량 및 노후주택 선호 감소 등으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전세 시장은 매물 부족현상 지속되면서 14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세금 상승폭 0.66%는 2013년 10월(0.68%) 이후 최대치다.
서울에서는 강남4구가 전세금 상승을 견인했다. 서초구(1.13%)와 강남구(1.08%), 송파구(0.98%), 강동구(0.91%) 모두 1%대를 넘나드는 상승폭을 보였다. 동작구(0.67%)도 전체적으로 매물부족 현상 보이며 상승했다. 지방에서는 세종시가 고운동 등 행복도시 내 주요 지역 위주로 상승하면서 4.30% 상승률로 도드라진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눌러앉는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전세공급이 줄었고, 집주인들이 미리 보증금을 올려 받으려는 경우가 많아 전세가격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감정원은 “신규 분양물량 감소와 전세수급 불안 등의 영향으로 중저가나 소형 평형 위주로 매매가격이 상승했다”면서 “또 청약 대기수요와 거주요건 강화, 가을 이사수요 등의 영향으로 인한 상대적 매물부족이 전세 가격상승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