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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대 멜 사람이 없다"…리모델링 내력벽 철거 결국 무산?

뉴스 장귀용 기자
입력 2020.12.01 04:38
[땅집고] 수직증축 리모델링 내력벽철거 허용이 올해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력벽철거는 건물구조상 안전과 직결되는 구조체이기 때문에 국토부 내에서 선뜻 책임을 짊어질 담당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배경이다. 사진은 최근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응봉 신동아' 전경. /장귀용 기자


[땅집고] “내력벽(耐力壁) 철거 방식의 수직 증축이 기술적으로나 이론적으로 안될 건 없다. 하지만 이를 허용했을 때 안전 사고가 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지 않나. 한마디로 ‘총대’를 멜 사람이 없는 것이 문제다.”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 활성화를 좌우할 내력벽 철거 허용에 대한 안전성 연구 결과 발표가 내년 초로 또 다시 늦춰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 6월 기준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는 전국 56개 단지, 2만5600여가구로 추산된다.

‘수직 증축’과 ‘내력벽 철거’는 재건축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의 확대를 위한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현재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아파트 위에 3개 층까지 수직 증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2차례에 걸친 안전진단과 구조안정성 검사를 받아야 해 사업기간이 길어지고 내력벽을 건드리지 못하면 리모델링 후 아파트 내부 구조가 가로 폭이 좁고 세로로 긴 비정상적인 모습을 하기 때문에 인기가 떨어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1일 “국토교통부가 올해 말로 예정됐던 리모델링 내력벽 철거 안전성 연구 결과 발표를 꺼리고 있다”며 “연구 자체를 무산시키기에는 리모델링 대상 아파트 주민 민원이 거세기 때문에 발표 연기라는 형태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정부는 2015년부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의뢰해 내력벽 철거 안전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연구 결과 발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당초 2019년 3월에서 7월 말, 또 다시 8월로 두 번 늦춰졌다. 이후 올 초쯤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1년이 다 되도록 발표하지 않고 있다. 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이미 올 상반기에 실험을 마치고 검증보고서 초안을 국토부에 제출한 상태”라며 “기술적으로는 내력벽 일부 철거가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안전성 연구 결과보다 국토부의 결단이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축 기법들을 잘 활용하면 기술적이나 이론적으로 (내력벽 제거가) 안 될 것은 없다”면서 “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사고가 생겼을 때 결국 국토부 책임이 될 테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내력벽철거에 대해 부정적의견이 많다. 국토부의 내력벽 철거 관련 자문에 응했던 건축기술사 A씨는 “기술자 입장에서는 벽식구조 건물에서 내력벽 철거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다”면서 “업계에서는 내부 구조 변경이 쉬운 기둥식 구조의 장수명 주택을 의무화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조언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중”이라고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추가 검토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 보완 과정을 거쳐 연말까지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현재로선 어떤 결론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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