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업용 부동산 시장 최대 화두는 물류다. 온라인 상거래 확산과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물류부동산 수요는 폭증세다. 물류 부동산 개발에 뛰어드는 기업과 개인도 늘고 있다. 조선일보와 땅집고가 올해 첫 개설한 전문교육 과정인 ‘제 1기 물류 부동산 개발 실전 과정’에도 수강생이 몰리며 조기 마감됐다. ‘제2기 물류 부동산 개발 실전 과정’은 2021년 1월 개설될 예정이며 사전 신청을 받는다. 땅집고는 물류 부동산 개발 교육 강좌에서 강사로 나설 멘토들의 노하우를 소개한다.
[물류 부동산 멘토에게 듣는다] ③유천용 엠와이앤씨 대표 “주민 설득하려면 그럴 만한 대안 제시해야”
[땅집고] “물류센터 개발은 매우 안정적이고 수익성도 높습니다. 하지만 다른 부동산에 비해 어려운 점도 있어요. 바로 인허가와 주민 반대입니다.”
도시개발 전문 엔지니어링 업체 엠와이엔씨(MY&C)의 유천용 대표는 “요즘 주민 반대로 어려움을 겪는 물류센터 개발 사업이 늘고 있다”며 “주민 반대를 극복할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15년 넘게 한우물을 파고 있는 유 대표는 경기 여주시 ‘남여주 물류단지’, ‘안성제4일반산업단지’, ‘거제해양 플랜트산업’ 등 풍부한 개발 경험을 갖고 있다. 도시개발·인허가 전문가인 그는 “물류센터는 인허가와 주민 반대 리스크만 넘으면 안정적이고 수익성도 높다”면서 “계획관리지역 토지를 지구단위계획 방식으로 개발하는 게 상대적으로 수익률을 더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와 땅집고가 11월 26일부터 시작할 1기 물류부동산 개발 실전 과정에서 강사로 나설 유 대표를 미리 만나 물류센터 유형별 설계와 건축특성, 인허가 전략’에 대해 미리 들어봤다.
Q.물류센터 개발에서 가장 큰 위험 요소는.
“결국 주민 반대가 가장 큰 리스크다. 요즘 주민들은 물류센터가 들어오면 소음, 진동, 배기가스, 안전 문제를 걱정한다. 혐오시설로 생각하는 것이다. 물류센터 개발 예정지역 주민들이 반대해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신세계는 경기 구리·갈매지구에 ‘이마트 네오 물류센터’를 2017년부터 짓기로 했는데 같은 해 주민들이 극렬하게 반대하는 바람에 중간에 사업이 틀어졌다. 앞으로 대형 물류단지는 지역 주민과의 소통이 사업 첫단추를 잘꿰는 관건이라고 본다.”
Q.주민들을 잘 설득한 사례는 없나.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에 있는 쿠팡FC 물류센터가 대표적이다. 시행사가 고양시, 지역 주민들과 전향적인 자세로 협의를 진행해 무사히 사업을 끝냈다. 당시 주민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인근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 보행 안전이었다. 쿠팡이 이런 의견을 적극 수용해 설계에 최대한 반영했다.
쿠팡은 2016년 당시 주민 합의 과정에서 진출입로 최적화, 출입구 이동, 방음벽 설치, 집진장치 설치, 차폐 식재 등 10건이 넘는 다양한 대책을 제시했다.”
Q.물류센터 인허가에서 어려운 점은.
“인허가를 담당하는 공무원 상당수가 물류센터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 물류 부동산 개발을 잘 아는 전문가가 거의 없다보니 단계별 진행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워 인허가 속도가 늦어질 수 밖에 없다.
전문성이 부족한 것은 공무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에 물류 전담 부서가 없다는 것도 주요한 이유다. 적어도 물류단지 수요가 많은 수도권 지자체에는 관련 부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래야 물류센터 수요에 맞는 공급이 적재적시에 이뤄질 수 있다.”
Q.인허가 측면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은.
“수익성 측면에서 ‘산업유통형 지구단위계획’으로 추진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일반적인 개발행위허가를 받아 물류창고를 개발할 때보다 용적률을 2배까지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용도지역 중 계획관리지역에서 개발행위허가를 통해 물류센터를 지으면 용적률 100%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같은 계획관리지역에 ‘산업유통형 지구단위계획’으로 허가 받고, 대지면적 3만㎡ 이상으로 지을 경우 용적률을 200%까지 받는다. 만약 2만㎡ 부지에 물류센터를 지을 계획이라면 주변 토지 1만㎡를 추가적으로 확보하는 게 좋다.”
Q.향후 물류센터 전망은.
“물류 시장의 급성장을 가져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는 앞으로 5년 간은 이어질 것 같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종식해도 바로 시장이 위축하지는 않는다. 소비자들이 비대면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습관으로 자리잡았다.
5년 뒤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다. 아마존은 5년 뒤 비행기나 드론을 띄워 배송할 예정이다. 도로망 없이도 배송이 가능하다면 굳이 땅값이 비싼 수도권 인근이 아니라 더 먼 곳에 물류센터를 지어도 빨리 배송할 수 있지 않겠나. 배송 방식이 획기적으로 바뀌더라도 물류 산업은 계속 확장하고 물류 부동산 수익성도 계속 높아질 것이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