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야당 대표는 좀…" 로또 청약 현장 발도 못 들인 김종인

뉴스 손희문 기자
입력 2020.11.20 05:13
[땅집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조선DB


[땅집고] “여당이면 몰라도 야당 대표는 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로또 아파트’로 불리는 경기도 과천 지식정보타운(지정타) 모델하우스를 찾기 전에 대형건설사 두 곳에 모델하우스 방문을 먼저 타진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두 회사는 표면적으로는 “보여줄 곳이 마땅치 않다”는 입장이었다고 하지만, 모델하우스가 정치적 대결의 장소가 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건설업계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인허가권을 쥔 정부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지식정보타운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지식정보타운은 당첨되면 시세차익이 최대 10억원에 달하는 ‘로또 청약’으로 불리는 곳으로, 지난 3일 1순위 청약에 총 9만여명이 몰렸다. 그는 “아파트 문제를 세금으로만 해결해 본 적이 없다”면서 “청약 제도가 계속 유지되는 한 투기 문제는 해결이 안된다”며 공급 대책 강화를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분양가 상한제 폐지도 거론했다.

이날 방문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인 김현아 전 의원측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출신으로 건설업계에 연이 깊다. 김 전 의원측이 대우건설 사업부서에 연락해 방문이 성사됐다. 김 위원장은 현장에서 청약 제도 어려움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 모의 청약 신청도 했다.

김 위원장 측은 당초 대형건설사 A사와 B사 분양 단지 방문을 타진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측은 “여당 대표는 (방문이) 가능하지만 야당 대표는 어렵다”는 말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A사 관계자는 “야당 대표가 방문해 혹시라도 정략적으로 이용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부담감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분양 현장을 찾아 부동산 정책 비판을 쏟아내는 것에 대해 ‘멍석깔기’를 해줬다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는 우려다. B사 관계자는 “모델하우스가 준비된 분양 단지가 마땅히 없어서 대우건설을 소개해준 것 뿐”이라며 “현실적으로 건설사들이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 방문 요청을 받아준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방문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유감스럽다”면서 “방문 장소를 제공한 것 이상의 의미는 두지 않고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건설사들의 정부 눈치보기가 심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건설사는 정책에 따라 중요한 사업이 왔다갔다 할 수 있다보니 정부 눈치를 보고 몸을 사리는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야당 대표가 부동산 민생 현장을 돌아보고 정책 제언을 할 수 있는 창구까지 막힌다는 것은 씁쓸하다”고 했다./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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