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하철 타기 힘든, 아파트값 안 오르는 지역이 상가 투자에는 오히려 제격입니다. 개발 호재가 많은 지역은 월세가 떨어질 위험이 높습니다.”
‘길목’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상가 투자 전문가 김세호 길목부동산연구소 대표는 최근 땅집고가 만드는 유튜브 콘텐츠 ‘땅집고 회의실’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상가 시장이 어렵다고 하지만, 전략만 잘 세우면 누구나 안정적인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여전히 상가만한 것이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상가 투자 장점에 대해 “시세차익 면에서 아파트보다 안전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른 상품보다 적은 투자금으로 안정적인 월세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만 보유하면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아파트와 상가를 모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땅까지 매입하는 이른바 통상가와 사실상 건물 위주로 투자하는 구분상가(집합상가)로 나눠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구분상가의 경우, 월세가 안정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봐야 한다. 김 대표는 “구분상가는 월세가 떨어지지 않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라도 투자해도 된다”며 “월세 수익률이 연 4% 정도라면 매입하기 적당하고, 강남권이나 분당 서현역, 수원 수원역, 군포 산본역 등 강력한 상권들은 3% 후반 정도에 매입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월세 수익률이 떨어지지 않을 지역을 구분하는 법은 일반적인 부동산 호재와 전혀 다르다”고 했다. 아파트의 경우 지하철역이 생기는 등 교통 호재가 생기면 가격이 오르지만, 상가는 오히려 ‘빨대 효과’가 발생해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 그는 “아파트 값이 오르지 않는, 공단 지역의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 허름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언덕 위에 있거나 지하철역이 멀어서 고립된 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오히려 월세 수익률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땅을 함께 매입하는 꼬마빌딩 같은 통상가는 반드시 땅값이 오를 만한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을 사라고 했다. 재개발 구역 주변의 상가, 지하철이나 GTX(광역급행철도) 등이 들어올 예정인 곳 주변은 땅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월세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투자하기 좋다는 것.
김 대표는 구체적으로 “GTX-A·B·C 노선 개통이 예정된 지역, 월곶~판교선, 신안산선, 7호선, 신분당선, 광주 2호선, 대구 엑스코선·4호선 예정지처럼 땅값이 오를 만한 전철역 예정지 주변에 투자할 곳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통상가의 경우 연예인도 많이 사용한다는 이른바 ‘물타기’를 소개했다. 김 대표는 “대출을 포함해 10억원 정도 투자 가능하다면 지방에서 큰 도로에 붙은 꼬마빌딩과 뒷쪽 이면도로에 붙은 필지를 함께 매입해 합쳐서 건축하는 방식으로 땅값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했다.
상가 매입 방식으로는 경·공매와 급매물을 추천했다. 김 대표는 “1층 상가는 경매로 잘 안나오고, 나와도 경쟁이 치열해 싸게 사기 어려워 급매물을 노릴 수밖에 없다”며 “평소 관심있는 지역 공인중개사에게 높은 중개수수료를 보장하고 급매물이 나오면 알려달라고 하라”고 했다. 또 “2층 이상으로 올라가면 급매보다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경·공매를 통해 매입하라”며 “단, 저렴한 낙찰가만 따질 것이 아니라 주변 시세와 공실 여부를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상가 투자시 주의점으로 ‘작전 세력의 자전(自轉) 거래’를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스마트폰 앱 등에 등록된 실거래가는 주변 매매가격을 높이기 위해 시세보다 높게 작업하는 경우가 있다”며 “중개업소 여러 곳에 반드시 시세를 확인하라”고 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 이후 상가 시장 전망에 대해 “코로나는 언젠가 종식되므로 100%는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대부분 이전 모습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상권 급매물이 많아진 지금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 hsang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