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옥의 아름다움과 건축적 가치에 주목하는 주택 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옥이 가진 선과 여백의 미를 현대적 집짓기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올해 한옥 공모전에서 수상한 한옥 3채를 3회에 걸쳐 살펴본다.
[올해의 한옥常] ①온 동네 사람들 다 모이는 일루와유(壹樓臥遊)
[땅집고]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한 ‘싹쓰리’의 마지막 에피소드 촬영 장소는 서울 은평구 은평한옥마을에 지은 2층 한옥, 일루와유(壹樓臥遊)다. 관광객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로 지은 한옥이다.
이 한옥이 우수한 설계와 시공 기술로 제10회 대한민국 한옥공모전에서 준공부문 대상인 국토교통부장관상을 받았다. 국토부는 “마당 공간을 대청까지 확장해 지역 주민이 소통하는 문화행사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쓰임새를 가지는 한옥 마당의 본질적인 가치를 잘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건축개요
건축사무소 : 건축사사무소 강희재
대지위치 : 서울 은평구 연서로50길 7-9
대지면적 : 254.4㎡
용도 : 단독주택
규모 : 지하1층, 지상2층
건축면적 : 101.85㎡
연면적 : 199.9㎡
건폐율 : 41.50%
용적률 : 59.24%
준공 : 2019년 5월
주차대수 : 1대
■ 문을 여닫을 때마다 용도 달라져
일루와유는 안채, 사랑채, 행랑채로 나뉜다. 각 채의 문을 여닫는 여부에 따라 용도가 달라진다. 각 채에 여러 개의 방을 두고 고객을 각각 받을 수도 있고, 단체 손님이 있다면 공간 전체를 전부 다 열면 한 공간처럼 쓸 수 있도록 설계했다.
■ 마당 크게 지어 다양한 이벤트 개최
은평한옥마을은 대지 규모 탓에 대부분 대청이 2칸이다. 일루와유는 크지 않은 대지 안에서 최대한의 마당을 확보하기 위해 대청을 3칸으로 설계했다. 대청 전면에 중심마당, 큰사랑 누마루 하부공간과 이어지는 작은마당, 작은사랑 전면에 주차마당을 두어 모든 공간이 마당으로 통한다.
본채와 행랑채 사이 중심마당은 집 안 곳곳에서 이어진다. 중심마당을 무대로 사용해 공연을 하거나 파티를 열고 스몰웨딩을 하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1층은 한옥 게스트 하우스에 머무는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지낼 수 있는 공간이라면, 2층은 개별 고객이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독립성이 강하다. 내부 곳곳에서 북한산 풍경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 중목(重木) 구조로 단열 성능 개선
일루와유는 한옥이지만, 시공 때 신기술을 적용했다. 중목 구조 방식이다. 중목 구조는 인방(기둥을 고정시키는 가로 지지대)과 벽선(기둥과 벽 사이를 잇는 완충재)을 미리 칸별로 제작해 현장에서 초석 위에 기둥을 세우고 그 사이에 벽을 끼운 후 부재를 조립하는 방식이다. 전통 한옥 시공 방식을 사용했을 때에는 시공 기간이 오래 걸리고 단열 성능이 떨어지는데 중목구조 방식을 활용해 시공 기간을 단축하고 단열 성능도 높였다.
이 집을 설계한 강성원 건축가는 “다가가기 어려웠던 기존의 한옥들과 달리 이웃과 소통하는 장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일루와유'라는 이름을 붙였다"며 "일루와유라는 이름처럼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