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 대출로 살 수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국회에서 한 발언을 두고 경기 고양시 이웃 주민들이 “본인 소유 아파트의 정확한 시세조차 모른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과 입씨름을 벌였다. 김 의원이 5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가능한 “디딤돌 대출 한도가 낮다”고 지적하자, 김 장관은 수도권에도 5억원 이하로 살 수 있는 집이 있다고 반박하며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 대출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장관이 사는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주민연합회는 이날 밤 성명을 내고 반발했다. 연합회 측은 국토부 신고가를 인용해 지난 9월 176㎡(53평형) 매매 실거래가가 5억7900만 원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의 말과 달리 디딤돌 대출을 받지 못한다는 것.
연합회는 또 “(아파트가) 아직 10년 전 분양가를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수도권에서 가장 저렴한 아파트로 오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하이파크 입주민들은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이어 “타지역과 집값 양극화가 더욱 심해져 가격에 의한 거주 이전의 자유가 박탈된 상황에서 하이파크시티 주민의 자산 가치를 조롱 내지 폄하한 국토부 장관의 부적절하고 개념 없는 발언을 엄정히 규탄한다”며 “해당 발언에 대해 주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이 자신의 거주지이자 과거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고양시 주민들과 마찰을 빚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김 장관은 올해 초 고양 일산서구청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가 ‘집값 하락’ 등을 이유로 항의하는 주민을 향해 “그동안 동네 물이 나빠졌네”라고 말해 비판 받은 바 있다. 3선 의원인 김 장관은 19대·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기 고양 지역구에서 당선됐지만, 올해 21대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았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 hsang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