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마포구의 직장에 다니는 A씨는 최근 주말마다 경기 고양시의 아파트를 보러 다닌다. A씨는 "서울에서는 전셋집 구하기도 어려워 꿈도 못꾸고 경기도에서 아파트를 살 생각"이라고 했다.
올해 아파트값 급등과 전세난 여파로 서울 거주자들이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경기도 아파트를 역대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고양시 아파트를 가장 많이 매입했다.
11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한국감정원의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 1~9월 서울 거주자의 경기도 아파트 매입 물량은 3만3695가구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
서울 거주자들은 고양시 아파트를 많이 샀다. 예년에는 1~9월 평균 매입 건수가 2202가구였지만 올해는 4246가구를 사들이면서 1.9배에 달했다. 남양주시 아파트 매입 증가 폭도 크다. 예년의 경우 1659가구에서 올해는 3436가구에 달했다. 고양시와 남양주시에 서울 거주자들의 아파트 매입이 몰린 이유는 전철 고양선과 별내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B노선 등 교통 호재가 있고, 3기신도시 공급도 예정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9월 평균 822가구 수준이던 김포시 아파트 매입 건수도 올해는 2995가구로 늘었다. 증가 폭(3.6배)이 가장 컸다. 김포시의 경우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를 이용해 서울 여의도까지 갈 수 있게 됐고 지난 6·17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되면서 이른바 ‘풍선효과’가 컸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서울에서는 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전세 매물이 부족해지고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주택 공급도 줄어들 전망이어서 서울 거주자들의 경기도 아파트 매입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