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난달 7일 공개청약을 진행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생활형 숙박시설 ‘힐스테이트 송도 스테이에디션’. 총 608실 모집에 6만5498명이 청약 접수해 평균 107 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기 호실의 경우 최고 1379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7월 수원 인계동에 분양한 생활형 숙박시설 ‘파비오 더 리미티드 185’는 평균 경쟁률이 무려 251대1에 달했다.
대우건설이 올 8월 안양 평촌신도시에 공급한 생활형 숙박시설 ‘평촌 푸르지오 센트럴파크’ 역시 121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완판했다. 통상 계획 도시의 알짜 부지에는 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지만, 최근에는 생활형 숙박시설이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인천공항의 배후 도시로 개발된 영종하늘도시의 알짜 부지로 꼽히는 남측 바닷가에도 생활형 숙박시설 단지인 ‘영종 랜드마크 블루오션’이 조성 중이다. 이미 1~3차는 완판됐고, 이번에 4차 분양이 진행 중이다. 4차 분양까지 완료되면 2408실 규모의 초대형 생활형 숙박시설 단지가 된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생활형 숙박시설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정부가 오피스텔을 사실상 주택으로 간주하고 강력한 규제를 시작하자, 이를 대체할 틈새 상품으로 생활형 숙박시설이 떠오른 것이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오피스텔과 호텔의 중간 성격을 가진 부동산 상품이다. 생활형 숙박시설로 임대사업을 할 수도 있고, 숙박업도 할 수 있다. 수도권 도심에서 분양하는 생활형 숙박시설은 평균 경쟁률 100대1을 가뿐히 넘길 정도로 투자자가 몰리고, 대형 건설사들도 적극적으로 공사 수주에 나서고 있다.
■ 틈새 투자처로 떠오른 ‘생활형 숙박시설’…호텔과 오피스텔의 장점만 모았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서비스드 레지던스(serviced residence)’, 줄여서 ‘레지던스’라도 한다. 호텔처럼 장·단기 투숙객에게 필요한 공간을 제공하는 숙박시설이면서, 동시에 오피스텔처럼 임대주택처럼 세입자를 들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관광객이 많은 지역이나 공항 근처, 임대 수요가 많은 업무 지구 주변에 들어서는 편이다.
생활형 숙박시설이 인기를 끄는 첫 번째 이유는 아파트와 오피스텔에 적용되는 고강도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청약, 대출, 세금 등 모든 영역에서 각종 규제에 묶였지만, 생활형 숙박시설은 주택과 관련한 대부분의 규제를 피했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분양받을 때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 전매제한도 없으며, 분양을 받아도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집이 아니어서 종부세 중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도 적용받지 않는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도 적용받지 않아 대출한도도가 분양가 대비 70~80%로 높다.
그러나, 생활형 숙박시설은 취득세율은 아파트보다 높다. 아파트의 경우 최저 취득세율이 1.1%(6억원 이하인 경우)인데, 생활형 숙박시설은 취득세율이 오피스텔과 같은 4.6%다. 하지만, 정부가 2주택부터는 취득세율을 8%을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집을 한채 가진 사람이 투자를 한다면 취득세면에서도 유리하게 됐다.
■한국 에어비앤비도 관심…임대·실거주할 땐 주택 수 포함
생활형 숙박시설은 임대사업과 숙박업을 선택할 수 있어 소유자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도시민박업 사업자로 등록하면 숙박업 운영이 가능하다. 글로벌 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도 생활형 숙박시설을 적극적으로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한국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생활형 숙박시설은 에어비앤비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숙박시설이고, 이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대행회사도 있어 적극적으로 플랫폼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형 숙박시설에 투자를 할 때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소유자가 전입신고를 해서 직접 거주해도 되지만 이 때부터는 ‘주택’으로 간주된다. 기존 소유 주택이 있다면 소유자가 거주하는 생활형 숙박시설도 주택으로 간주돼 다주택자가 되고,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세금 규제를 적용 받는다.
■ 임대·숙박업 모두 가능한 입지가 유리
전문가들은 생활형 숙박시설의 경우 일반 오피스텔과 달리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입지를 고르는데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종도의 생활형 숙박시설 ‘영종 랜드마크 블루오션’ 분양회사 관계자는 “영종도와 송도에 생활형 숙박시설 공급이 많은 이유도 공항 인근에 있어 출장·관광 수요가 많고, 공항 관련 시설 근무자들의 임대도 수요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강수 상가의신 대표는 “공실 위험을 줄이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사업으로 운용할지 미리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며 “임대사업과 숙박업이 모두 가능한 상품이기 때문에 임대와 관광 수요가 모두 많은 지역의 상품을 골라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