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명동·강남 꼬마빌딩 투자하면 안 되는 이유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20.10.16 07:39

[땅집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3년 전과 비교할 때 공실이 2배 정도 늘어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근본적인 이유는 아닙니다. 그 이전부터 상가 시장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땅집고]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교수가 '땅집고 회의실'에 출연해 상권 시장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김현지 기자


최근 지속된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사태로 전국적으로 상가 공실률이 치솟았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극복되면 상권도 회복될까. 상권 전문가인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최근 땅집고가 만드는 유튜브 콘텐츠 ‘땅집고 회의실’에 출연해 “코로나가 끝나도 상권이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땅집고] 지난해까지 유명 의류 브랜드 매장이 있던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의 점포가 현재 비어있다. /최윤정 기자


김 교수는 “현재 평균적으로 상가 10곳 중 1곳은 공실인데, 상권에 따라 편차가 크다”며 “명동이나 강남 같은 광역 상권의 타격이 컸던 반면 지역 상권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고, 이전보다 더 잘 되는 곳도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김 교수는 “소비자의 전체적인 소비 금액에는 큰 변화가 없는데 단지 소비하는 장소가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즉, 오프라인 상권이 온라인 상권으로 빠르게 옮겨갔다는 것. 광역상권의 경우 소매업 비중이 크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 소비가 늘면서 집중적인 타격을 받았다. 반면 외식업종이 중심인 지역 상권은 그다지 타격이 없었다. 김 교수는 “시간이 지나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된다 해도 소비 행태의 방향성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과거로 원위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땅집고] 올해 9월 현재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일대 주요 건물 공실 현황. /김리영 기자


이어 “오프라인 유동인구와 매출의 연관성이 점점 떨어지고, 오히려 ‘온라인 유동인구’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오프라인 유동 인구가 많은 광역 상권의 대표적인 예는 명동, 온라인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상권의 대표적인 예가 연남동이다. 김 교수는 “온라인 포털사이트에서 한 달간 ‘명동 맛집’을 검색하는 숫자는 5만~6만회인데, 점포 수가 명동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연남동은 한 달간 검색 횟수가 10만회에 달한다”며 “규모는 작은데 온라인 유동인구가 많으니 점포 매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소매업의 경우 오프라인 소비가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오프라인에서는 외식 서비스 업종에 소비가 집중될 전망이다. 미국·유럽·일본이 10년 전부터 그랬듯이 백화점 1층에 화장품 매장 대신 외식 브랜드가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 그 사례다.

김 교수는 “앞으로 유명 상권의 의미가 점점 퇴색할 것”이라며 “유명하지 않으면서 접근성이 좋은 상권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이름 있는 상권은 이미 가격이 너무 비싸 초과 수익을 내기 어렵고, 소비 패턴 변화로 점점 쇠퇴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꼬마빌딩 투자자는 광역 상권을 피하는 게 좋다”고 했다.

상가 투자자는 과거 연남동처럼 실력 있는 젊은이가 앵커 점포를 내고, 그 점포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핫 플레이스’로 성장할 만한 곳을 눈여겨 봐야 한다. 다만 연남동은 너무 유명해져서 건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아직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곳이 오히려 투자에 적합하다. 김 교수는 “온라인 이용률이 높은 젊은 소비자가 찾아오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할 수만 있다면 투자자가 직접 손님을 끌어들이는 ‘앵커 점포’를 만드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 hsang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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