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세시장 안정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작 홍 부총리 자신은 정부의 임대차법 영향으로 전셋집에서 쫓겨나 새 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유체 이탈 화법”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홍 부총리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안정세인 주택 매매시장과는 달리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새로 전세를 구하는 분의 어려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또 “전셋값 상승요인에 대해 관계부처 간 면밀히 점검·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전세대출 공적보증을 분석한 결과 기존 임차인의 주거 안정 효과는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가 시작된 9월 전세대출 공적보증 갱신율이 연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는 등 갱신계약이 늘었다”고 언급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서울에서 공적보증 갱신율은 1∼8월 평균 55.0%였으나 9월 들어 60.4%로 올랐다.
홍 부총리는 “더 지켜봐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겠으나 임대차 3법 제도가 정착될 경우 기존 임차인의 주거 안정 효과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5∼6월 전체 거래 중 50%였던 서울과 투기과열지구의 갭투자 비중이 9월에는 20%대까지 내렸다”며 “실거주 목적이 아닌 갭투자는 더욱 제한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현재 거주 중인 마포구 염리동 ‘마포자이3차’ 전용면적 84.86㎡ 전셋집 계약이 내년 1월 만료되면서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를 밝혀 전셋집을 다시 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개정 임대차법에 따르면 세입자는 집주인 및 직계 존속이 실거주할 경우 계약갱신청구를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이를 두고 일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무겁게 받아들이기만 하면 뭐하나” “정작 본인이 전세난을 겪고도 전세 시장이 안정됐다고 해석하는 유체이탈 화법” 등의 반응을 보였다. / 최윤정 땅집고 기자 choiyj90@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