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당분간 내집마련 더 힘들 것…특히 비강남권 많이 오른다"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0.10.07 04:57

[땅집고] “이달부터 전세금이 출렁이고 그동안 비교적 안정됐던 비(非) 강남권 아파트값도 올라 서민 주거 불안이 더 심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서울 전세금이 65주 연속 치솟고 있다. 올 8월 이후 분양가 상한제가 민영주택까지 확대되면서 서울에선 신규 분양도 끊긴 상황이다.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일부 지역에선 신고가를 경신하는 매매 거래도 속속 나오고 있다.

[땅집고]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정부의 공급 대책은 실현성이 낮아 집값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조선DB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에 대해 “제로(0) 금리 정책 장기화 기대감이 높아지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어 매매시장은 전반적으로 강보합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전세 시장은 10월부터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에 따른 세입자 권리 확대로 전세 매력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증가한 반면, 전세 매물 공급에는 제약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는 “전월세 시장이 월세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서민 주거비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땅집고] 2016년 이후 서울 아파트 전세금 변동률. /부동산114


홍 대표는 현재 주택 시장에 매매·전세 매물이 모두 감소한 원인으로 불확실성을 들었다. 그는 “매매 거래의 경우 정부가 세금 규제를 강화하면서 아파트를 구입하는 비용이 증가했으며 가격 상승 여부도 불투명해졌다”면서 “전세금의 경우 향후 월세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불안감이 만연한 상태”라고 했다.

홍 대표는 서울에서 일부 주택이 최고가를 잇따라 경신하는 현상에 대해 “현재의 신고가에는 거품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숨고르기 국면이 진행되는 가운데 일부 적극적인 매매 의사를 가진 매물이 거래되면서 나타난 가격”이라며 “일부 신고가가 시장 전체 상황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전세금 상승으로 매매가격이 저렴한 일부 지역에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 상승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홍 대표는 “정부의 연이은 규제로 내 집 마련 수요가 급증하면서 추석 이후 매매 가격과 전세금 사이의 갭(gap)이 줄어든 서울 비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했다.

[땅집고] 올 8월 기준 서울 34평 평균 아파트값 서민 주택 기준인 6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DB


홍 대표는 정부가 발표한 공급 확대 정책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계획된 신도시의 사전청약 물량만으로 공급 부족 사태를 완화하는 데 역부족”이라며 “당분간 서울권역 저렴한 아파트 수요가 증가해 매매·전세금 모두 급등하면서 내 집 마련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 대표는 “(공공재건축과 재개발의 경우)그동안 사업성이 낮았던 일부 지역에서는 추진이 가능해졌지만, 워낙 기부채납 등의 비율이 높아서 실제 추진되는 지역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면서 “정부의 공급 대책에 불안 요소가 많아 공급 감소 흐름은 2023년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땅집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심 주택가. /게티이미지뱅크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피할 틈새 상품으로는 부동산 리츠를 꼽았다. 홍 대표는 “해외 리츠, 특히 미국 주거용 부동산 리츠가 유망하다”며 “현재 미국은 마치 우리나라 집값이 급등하기 3~4년 전을 보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근 3%대로 2년 전보다 대폭 낮아진 데다 만성적인 공급 부족을 겪고 있어 주택 가격이 상승할 시점에 왔다”며 “해외 주식시장 외에도 부동산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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