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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센트럴아이파크] '황금노선' 2개 지나지만…입구엔 모텔촌, 코앞엔 30층 건물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0.09.24 04:51

[땅집고 입주단지 분석]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센트럴아이파크’

[땅집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센트럴아이파크' 정문. /이지은 기자


[땅집고] 이달 10일 서울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 6번 출구로 나와 10분 정도 걸으니 왕복 4차로인 사임당로를 끼고 있는 고층 주상복합 단지가 나왔다. 지난달 25일 입주를 시작한 ‘서초센트럴아이파크’다. 단지 출입구에 ‘입주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고, 동(棟)마다 대형 이삿짐 트럭이 주차돼 있었다. 입주 지정 기간은 오는 10월 30일까지다.

‘서초센트럴아이파크’는 지하 6층~지상 최고 33층으로 아파트 2개동(318가구), 오피스텔 1개동(480실), 업무시설 1개동이다. 2017년 8·2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투기과열지구 내 전용 85㎡ 이하 아파트는 100% 가점제로 분양하게 됐는데, 대책 시행 전 마지막 추첨제 분양 단지여서 수요자 관심을 모았던 곳이다. 서초동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서울에서 신축 아파트가 점점 더 ‘귀한 몸’이 되는 상황에서 강남 역세권 단지라는 것만으로도 이미 희소성은 입증된 셈”이라고 했다.

■더블 역세권이지만…모텔촌이 바로 옆

[땅집고] '서초센트럴아이파크'는 지하철 2호선 서초역과 교대역, 3호선 남주터미널역까지 걸어서 각각 10분 걸리는 역세권 입지다. /네이버 지도


단지는 지하철 노선들 중 ‘황금노선’으로 꼽히는 2·3호선 더블역세권 입지다. 2호선 서초·교대역, 3호선 남부터미널역까지 걸어서 각각 10분 정도 걸린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강남 업무지구를 비롯해 선릉·역삼·논현 등지까지 20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다. 이른바 직주근접(職住近接)이 가능하다.

[땅집고] '서초센트럴아이파크'는 남부터미널과 가까워 모텔촌을 끼고 있다. 실제로 단지 출입구 바로 앞에 'E호텔'이 들어서 있다. /이지은 기자


도보 통학 가능한 학교도 여럿 있다. 명문으로 꼽히는 서울고를 비롯해 서초중·서초고·서울교대 등이 모두 도보 10분 거리다. 하지만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아직 어린 자녀가 있는 입주자들에게는 학군 메리트가 없다”는 말이 나온다. 추첨제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서울교대부설초등학교를 제외하면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신중초등학교가 가장 가까워서다. 단지 출입구 바로 앞에 ‘E호텔’이 있는 등, 남부터미널과 가까운 탓에 모텔촌을 끼고 있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신축 치고 부대시설은 부족…단지 남쪽에 30층 건물 들어서면 일조권·조망권 침해 심각

[땅집고] '서초센트럴아이파크'에 단 한 곳 뿐인 어린이 놀이터 시설. 신축 단지 치고는 소규모로 조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지은 기자


전체 가구 수에 비해 대지면적이 작다보니 주거 품질 측면에서 한계가 느껴진다는 평도 있다. 서초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신축 단지 치고는 커뮤니티 시설이나 조경이 부족한 편이다. 그나마 널찍하게 조성한 곳이 단지에서 하나뿐인 어린이놀이터”라며 “그래도 주변에 소규모로 조성한 공원이 여럿 있어 녹지 부족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땅집고] 단지에서 코 닿을 거리에 30층 높이 임대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라 추후 조망권과 일조권 침해가 심각할 수 있다. /이지은 기자


추후 조망권과 일조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초센트럴아이파크’는 모든 주택을 남향 위주로 배치했다. 그런데 자이S&D가 최근 이 단지에서 남쪽으로 불과 13m 떨어진 곳에 최고 30층, 350가구 민간임대주택을 짓겠다고 발표한 것. 만약 이 주택이 들어서면 서초센트럴아이파크 101동은 모든 가구 거실창이 가려지고, 102동 역시 저층부 중심으로 피해가 예상된다. 입주민 이모씨는 “처음에는 입주민들 사이에서 ‘이 정도면 사기분양 아니냐’는 반발이 컸는데, 시행사가 발전기금 20억원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협상 중”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서초센트럴아이파크가 일반상업지역에 들어선 주상복합 단지여서 생기는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 신축 메리트 업고 집값 20억 넘을 듯

서초구 핵심 입지에 들어선 단지인 만큼 집값은 분양 후 3년 동안 분양가 대비 2배 가까이 뛰었다. ‘서초센트럴아이파크’는 전용 80㎡ 단일 주택형이다. 2017년 분양 당시 3.3㎡(1평)당 분양가가 3220만원, 타입별로 8억4500만~10억8000만원이었다. 아직 신고된 실거래는 없지만, 현재 온라인 부동산 중개 사이트에 18억~20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전세 보증금은 층수에 따라 9억~12억원 선이다.

[땅집고] '서초센트럴아이파크'와 서초동 일대 신축 단지들 집값 비교. /이지은 기자


올해 서초동 일대에선 이 단지와 규모가 비슷하면서 신축인 아파트값이 줄줄이 20억원을 돌파하고 있다. 근처 ‘서초롯데캐슬프레지던트(2014년 입주, 280가구)’ 85㎡는 지난달 20억8000만원에, 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가까운 ‘래미안서초에스티지(2016년 입주, 421가구)’ 84㎡는 7월 23억원에 팔리면서 각각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초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서초동 집값 상승 추이를 고려할 때 ‘서초센트럴아이파크’ 역시 앞으로 20억원을 상회하는 가격으로 실거래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중소규모 단지에 그치는 데다 조망권 등 이런 저런 단점을 안고 있어 이 일대 랜드마크 단지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강남권 신축 단지인 만큼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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