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난달 외국인의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건축물 거래량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와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내국인의 매수세가 줄어든 대신 외국인들이 시중 알짜 매물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외국 금융회사를 통해 대출을 받을 경우 국내 주택담보비율(LTV)보다 대출 한도가 늘어나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23일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의 지난달 강남·서초·송파구의 건축물(아파트·단독·다세대·상업용 오피스텔 포함) 거래는 총 123건으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달 114건보다 7.9%(9건) 더 늘었다. 이는 2017년 7월(151건)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서초구의 지난달 외국인 건축물 거래는 59건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았다. 강남구는 41건, 송파구는 23건을 각각 기록했다.
서울 전체 거래로 보면 토지가 515건, 건축물이 495건으로, 올해 들어 최다치를 기록했던 전달(7월)보다 11.2%, 13.2% 줄었다.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거래 분위기가 위축되고, 국세청이 부동산 거래 탈루 혐의가 있는 외국인들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재건축 아파트 매수에 2년 거주 요건을 채워야 하는 외국인들이 강남권에서 상대적으로 새 아파트가 많고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도 벗어난 서초구에 몰린 것”이라며 “중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매수세는 기존 구로·금천·영등포구에서 은평·관악구로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