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강수의 상권 시크릿] 한강 조망 누리는 전통 부촌 ‘이촌역 상권’
[땅집고] 서울에서 전통 부촌으로 꼽히는 용산구 이촌동. 남쪽으로는 한강, 북쪽으로는 용산가족공원이 자리 잡은 전형적인 배산임수 명당 입지다. 지은 지 20~30년 넘은 낡은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 그만큼 상권도 1960~1970년대부터 형성돼 역사가 깊다.
이촌역 상권은 지역 주민 이용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아파트 단지로 드나드려면 이촌대로를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데, 이 대로변 1㎞ 구간을 따라 상업시설이 줄줄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주민들 동선과 상권이 완벽하게 겹치는 것. 주변에 대형 쇼핑시설이 없어 이촌동 주민이라면 이촌역 일대 상권을 반드시 이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주민 소득 수준이 높아 다른 상권보다 매출이 안정적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2018년 하반기 월 평균 매출의 경우 업종별로 ▲소매 7505만원 ▲음식 7186만원 ▲생활서비스 5832만원 ▲숙박 3699만원 ▲관광·여가·오락 2589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대표하는 항아리 상권…외부 수요도 적잖아
이촌역 주변에는 대단지 아파트가 많다. ‘이촌한강맨션(660가구)’, ‘코오롱이촌(834 가구)’, ‘건영한가람(2036 가구)’, ‘LG한강자이(656 가구)’, ‘한강대우(834 가구)’, ‘이촌현대(653 가구)’ 등 1만여 가구가 배후 수요다. 전형적인 항아리 상권인 것.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이촌역 상권 유동인구 중 40대가 21.1%로 가장 비중이 컸다. 이어 ▲60대 20.3% ▲30대 18.6% ▲50대 18.2% ▲20대 15.3% 등이었다. 요일별로는 토요일(16%) 유동인구가 가장 많고 나머지 요일도 비슷했지만 일요일에는 12%까지 떨어졌다.
이촌역 2번 출구로 나가면 곧바로 국립중앙박물관과 이어진다. 선사시대부터 대한민국 역사가 담긴 유물들이 전시돼 있고, 다양한 안내 프로그램과 야외정원도 운영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3-1번 출구 근처에는 재래시장인 ‘이촌종합시장’이 있다. 시설이 노후해 지금은 영업이 많이 위축된 상태다.
4번 출구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는 ‘재팬타운’이 있다. 서울에서 일본인들이 가장 많은 곳이다. 이 골목에선 곳곳에 걸려 있는 일본 간판으로 인해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난다. 재팬타운은 이촌동에서 외부인 흡입력이 가장 강한 상권이다. 일본 식재료를 파는 점포인 ‘모노마트 이지쿡’과 일본 가정식 식당 ‘아지겐’ 등 일본풍 인테리어로 꾸민 업소들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 규모에 비해 점포 수가 적은 편이다. 또 오래된 점포 비율이 높아, 새 가게가 들어서면 공사를 시작할 때부터 주민들이 길을 오가며 바로 알 수 있다. 입소문도 빨리 난다”라고 했다.
■ 각종 개발 호재 많아 상권 확장 가능성
용산구에는 각종 개발 호재가 많아 이촌역 상권도 추후 확장할 여지가 있다. 용산민족공원 조성 사업이 대표적이다. 미군기지 이전 부지(243만㎡)에 국가도시공원이 2027년 완공한다. 여의도(290만㎡) 공원보다 작지만, 생태 단지와 문화시설 단지가 어우러진 커뮤니티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라 유입 인구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용산구는 2018년 12월 20일 용산역 전면 공원 지하공간 개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용산역과 용산공원을 잇는 한강로2가 365 일대(1만 2730㎡)에 지하 2층, 연면적 2만2505㎡ 규모로 지하광장, 보행로, 공용시설, 지하도상가, 주차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서울시 교육청이 2022년까지 숙대입구역 주변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다만 이촌동 일대 재건축이 진행될 경우 이촌역 상권 유동인구가 다소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이촌동 상권은 300~400여개 점포로 구성돼 있는데, 3.3㎡(1평)당 임대료가 최대 30만원으로 높은 편이다. 이촌역 상권에 창업 준비 중이라면 점포 위치나 업종에 대한 명확한 분석을 마친 후 창업해야 폐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