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6~7월에 비해 57% 줄어든 가운데서도 30대 연령층의 주택 구입 비중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거래량 감소 속에서도 30대의 ‘공황 매수’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6880건으로 전달(1만6002건)과 비교해 57% 줄었다. 남은 신고 기한(30일)에 거래량이 늘어난다 해도 1만건 아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작년 12월 1만4117건을 기록한 후 작년 12·16대책과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올해 4월 3699건, 5월 4328건으로 감소했다. 그러다 6월 1만1106건, 7월 1만6002건으로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6∼7월 거래 급증의 원인으로는 30대를 비롯한 젊은층의 '패닉바잉'이 꼽힌다.
실제로 연령대별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에서 30대는 작년 상반기 23.4∼27.5%로 전통적인 주택 시장 '큰 손'인 40대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단 한 번도 40대에게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30대의 매매 비중은 올해 1월 30.4%에서 2월 33.0%로 증가했다가 3∼5월 30.3%, 28.5%, 29.0%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다시 6월 32.4%, 7월 33.4%로 올라갔다. 이어 지난달에는 36.9%로, 작년 1월 연령대별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30대에 이어 40대(28.3%)가 두 번째로 많았다. 30대와 40대의 매매 비중 격차는 8.6%포인트로, 전달(4.6%포인트)보다도 2배 가까이 벌어졌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달 30대는 서초·강남·송파구 등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3구'와 양천구를 제외한 서울의 모든 구에서 최고 구매층으로 떠올랐다. 특히 강서구(46.5%), 성북구(45.0%) 등 서울 외곽 지역의 30대 구매 비중은 40%를 넘겼다. 동작구(44.1%)와 서대문구(43.3%), 동대문구(43.2%), 구로구(42.6%), 마포구(41.5%), 영등포구(40.1%)까지 더하면 서울의 총 8개 구다.
전문가들은 이미 너무 올라버린 아파트값과 8·4 공급대책 등의 영향으로 매매 거래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청년층의 불안감이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세금 급등이 계속된다면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중저가 아파트 매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은 “내 년에는 입주 물량이 올 해에 비해 반으로 줄어들어서 전세 매물이나 중저가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올 해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