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우리나라 아파트·연립주택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년 만에 10% 넘게 올라 30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국가예산(512조원)의 5.7배다. 전문가들은 지난 2~3년간 아파트 중심으로 집값이 계속 오른 데다 정부가 과표 현실화 차원에서 주택 공시가격을 매년 큰 폭으로 올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17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에게 제출한 2019~2020년 시·도별 공동주택가격 총액(공시가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1일 기준 공동주택 공시가격 총액은 2921조271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2646조3549억원)보다 10.39% 늘어난 것이다. 아파트 총액이 2614조2350억원(89.5%), 다세대는 235조5565억원(8.1%), 연립주택은 71조4802억원(2.4%) 순이었다. 아파트는 작년(2355조6534억원) 대비 10.98% 상승했다.
지역별로 서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총액은 1111조2191억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비중(38%)을 차지했고, 작년(952조5059억원) 대비 16.67% 올랐다. 서울 다음으로 경기 807조9593억원, 부산 169조9169억원, 인천 139조313억원, 대구 120조1081억원 순이었다.
공시가격 총액이 떨어진 지역도 있다. 제주도는 아파트 총액이 0.45% 줄었다. 연립주택의 경우 울산(-5.09%)·강원(-0.04%)·충북(-3.09%)·경북(-5.23%) 등지에서 하락했다. 다세대 주택은 울산(-6.12%)·충북(-3.26%)·충남(-0.65%)·경북(-4.94%)·경남(-5.04%) 등이 하락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남더힐’은 공시가격이 65억6800만원으로 전국 아파트 중 1위를 기록했다. 연립주택 최고가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로 69억9200만원이었다.
송석준 의원은 “무차별적인 세금 폭탄을 남발하는 규제 위주의 부동산 정책으로는 최근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어렵다”면서 “필요한 곳에, 필요한 주택을 맞춤형으로 공급하는 주택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