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웃돈 2억까지 치솟은 덕소 '신도시급 개발'은 부푼 꿈?

뉴스 최윤정 기자
입력 2020.09.16 04:31

[땅집고] 지난 3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 덕소초등학교 인근 2차로 도로는 보행로 구분이 없고, 일렬 주차한 차량들 탓에 행인들 모두 위태롭게 지나다니고 있었다. 학교 주변으로는 지은 지 10년쯤 된 아파트 단지와 노후 주택이 뒤섞여 있었다.

[땅집고] 덕소리 일대 주택가 주변은 비좁은 도로와 상가가 뒤엉켜 차량 통행이나 보행 환경이 열악하다. /최윤정 기자


남양주 덕소리 일대는 서울이 가깝고 한강을 끼고 있어 주거지로서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1990년대 말부터 각종 난개발이 진행되면서 주거 환경이 오히려 열악해졌다. 도로는 비좁고 변변한 대형 쇼핑센터나 문화시설도 없다.

지역 주민들 중심으로 체계적인 재정비 요구가 커지면서 2007년부터 노후 주택가를 ‘덕소뉴타운’으로 지정, 개발 사업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덕소뉴타운은 총 9개 구역으로 나뉘며 아파트 7300여가구가 들어선다. 이 가운데 진행이 가장 늦은 덕소3구역이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면서 전 구역의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윤산 덕소3구역 재개발조합 이사는 “입지 좋은 덕소리에서 뉴타운 개발이 완료되면 주거 환경이 상전벽해하면서 남양주 최고 인기 지역이 될 것”이라고 했다.

■ 서울 가깝고 고층선 한강도 조망

남양주는 별내·갈매·다산택지지구와 최근 3기신도시에 포함된 왕숙신도시까지 대형 택지지구들이 개발되고 있다. 덕소리 일대는 이 택지지구들보다 서울과 가까운 한강변에 남양주 원도심 지역이다.

[땅집고] 덕소뉴타운 구역지정 현황. /최윤정 기자


현지에서는 뉴타운 사업이 본격화하면 주거 환경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남양주가 농촌이던 시절에 만들어진 좁은 도로가 대폭 확장될 예정이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뉴타운과 도로 정비 사업이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며 “최대 폭 23m, 5차로 도로를 포함해 총 18개 도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덕소리 일대 부동산 시장에는 이미 기대감이 반영돼 매물을 구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와부읍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한 달 전만 해도 하루 3~4건씩 거래가 이뤄졌고 프리미엄(웃돈)이 1억6000만~2억원 가까이 붙었다”고 했다.

■ 도곡1·2구역 내년 분양…덕소5A구역 웃돈만 2억원대

덕소뉴타운에서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경의중앙선 도심역 인근 도곡1·2구역이다. 1구역은 관리처분인가 후 철거 완료된 상태로 당초 올 8월 일반분양할 예정이었다가 추가로 부지를 매입하면서 내년으로 연기했다. 2구역도 주민이주가 80% 이상 끝나 조만간 일반분양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도곡1·2구역은 도곡초교와 덕소고를 도보 10분 이내 통학할 수 있고 일부 고층 가구에선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

[땅집고] 덕소뉴타운 구역별 사업추진 현황. /최윤정 기자


시공사 선정을 앞둔 덕소3구역은 조합원만 1683명인 데다 단지 규모가2908가구에 달한다. 조합 측은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는데 코로나 사태가 변수로 떠올랐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 8월 도곡1구역이 야외 총회를 성공적으로 마쳤기 때문에 이를 참고해 부지를 물색하는 중”이라며 “시공사 선정 총회는 10월 마지막주인 24일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전용 59㎡ 입주가 예상되는 대지지분 13평 주택이 웃돈을 포함해 3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땅집고] 주민 이주와 철거가 끝나 일반분양을 앞둔 도곡1구역. /최윤정 기자


덕소뉴타운에서 웃돈이 가장 많이 붙은 덕소 5A구역은 덕소역에서 도보 3분 이내로 단지 규모는 990가구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현재 감정가격 3억원인 지분은 웃돈 2억원을 포함해 총 5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덕소5A구역은 지상 48층으로 짓는데 조합원은 대부분 고층을 배정받을 전망이다. 여기에 일반분양 물량도 전체의 57%에 달해 사업성이 좋다는 분석이 나온다.

■ “난개발 해소 역부족” vs. “신도시만큼 좋아질 것”

덕소리가 포함된 와부읍은 작년 11월 6일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렸다가 올해 6·17대책에서 다시 포함되면서 현재는 거래가 뜸하다. 그러나 올 들어 7월까지 아파트 매매가는 크게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와부읍 덕소리 ‘덕소아이파크’ 전용 84.81㎡는 지난 7월 5억4000만원(14층)에 거래돼 지난해 12월(4억3800만원)과 비교하면 1억원 넘게 올랐다.

[땅집고] 왕복 2차로 도로 중심으로 낡은 상가와 주택이 뒤엉켜 있는 덕소리 일대. /최윤정 기자


일부에서는 덕소뉴타운 개발이 끝나도 난개발 후유증이 워낙 심각하고 교통 인프라 부족도 쉽게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서울지하철 9호선 5단계 연장 계획에 포함될 것으로 보였던 덕소 일대가 노선에서 빠지면서 지역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덕소뉴타운 조합원은 “재개발 조합들이 지하철 연장 문제 등을 놓고 남양주시장과 면담을 요청했지만 반응이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덕소뉴타운 재개발이 순로롭게 끝나면 주거 환경이 개선되면서 남양주 일대 신도시 못지않은 아파트값이 형성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덕소뉴타운은 별내나 왕숙신도시 지정 이전까지 남양주에서 가장 인기 있던 입지”라며 “구도심이어서 2007년 이후 새 아파트 공급이 없다는 것이 아쉬웠는데 재정비 사업이 끝나면 지역 내 수요만으로도 충분히 인기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정 땅집고 기자 choiyj9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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