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안 그래도 난리인데…3기 신도시 일대 전월세 급등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20.09.09 11:35 수정 2020.09.09 13:44

[땅집고]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서울·수도권의 공공택지 6만 가구에 대한 사전청약 방안이 당장의 전월세난 완화에는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전 청약을 기다리는 수요가 임대차 시장에 장기간 눌러앉으면 전·월세 가격은 오히려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땅집고] 수도권 주요 공공택지 사전청약 물량./국토교통부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하남시 학암동 '위례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 7월만 해도 전세보증금이 5억∼6억원대였다가 지난달 7억원에 계약서를 썼다. 같은 기간 월세 역시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55만원 수준에서 보증금 1억원 월세 160만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이 단지 근처에서 영업하는 A 공인중개사는 "이달 들어 전세는 7억8000만원, 월세는 보증금 1억원에 220만원까지 계약이 체결됐다"며 "전세는 말할 것도 없고 월세도 품귀"라고 말했다.

하남은 3기 신도시(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부천 대장·고양 창릉) 중에서도 청약 인기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경기도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66만㎡ 이상)를 공급할 때 해당 시·군 1년(투기과열지구는 2년) 이상 거주자에게 30%를 우선 배분한다. 하남교산은 2021년 11∼12월 중 1100가구, 2022년 2500가구 등 3600가구가 사전 청약 방식으로 공급된다.

업계에서는 사전 청약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고 2년을 거주하려는 '막차 수요'가 여전히 움직일 수 있다고 관측한다.

내후년까지 사전청약 일정이 잡혀 있는 남양주왕숙, 고양창릉, 인천계양 등의 인근 지역 아파트 전세도 계속 오르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 '다산 e편한세상 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전세금이 처음으로 5억원대에 진입했다.

창릉지구가 들어설 고양시 덕양구와 인천계양지구 인근 일대도 전세 오름세가 뚜렷하다.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삼성래미안' 전용 59㎡는 지난 1일 3억9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 5월 3억원대에 처음으로 진입한 뒤 이제는 4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수도권 전역의 전세 상승세는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전·월세 물건이 귀해지고 가격이 치솟는 영향이다. 여기에 사전청약 수요까지 더해지면 임대료가 더 오르고 전월세난이 가중될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사전예약제를 통해 수도권에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한 2009년부터 서울·경기의 전세금은 3년간 폭등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08년 -1.8%를 기록한 서울 아파트 전세는 2009년 8.1%, 2010년 7.4%, 2011년 13.4% 올랐다. 경기 아파트 전세는 2008년 -0.5%에서 2009년 4.5%, 2010년 7.1%, 2011년 16.5% 상승했다.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제는 2011년 결국 폐지됐다.

사전청약 물량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려면 최소 4∼5년이 남은 점을 고려하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정부는 사전청약을 통해 부동산 시장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진정시키고 싶겠지만, 사전청약이 단기간내 공급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세가격이나 매매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수 있다”며 “오히려 내년 사전청약 시장이 과열된다면 수도권 인근 집값까지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한상혁 땅집고 기자 hsang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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