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코로나 이후, 베트남 공장 용지 개발 불붙을 것"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20.09.03 14:02 수정 2020.09.03 14:03

박상우 신남방경제연구회 대표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되면 베트남이 최대 수혜 국가가 될 겁니다. 전 세계 기업과 정부들로부터 ‘생산 기지로 중국이라는 한 국가에 너무 의존해 리스크를 키웠다’는 반성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상우 신남방경제연구회 대표는 땅집고 인터뷰에서 코로나 이후 동남아시아 국가, 그중에서도 베트남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행정고시(27회)를 거쳐 공직에 입문한 후 국토교통부 국토정책국장·주택토지실장 등을 거쳐 작년 4월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다. 그는 올해 2월 베트남 투자 자문·개발 사업 기획 업체 ‘P&T 글로벌’과 신남방경제연구회를 설립했다. 땅집고는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신남방경제연구회 사무실에서 박 대표와 인터뷰했다.

[땅집고] 박상우 신남방경제연구회 대표(전 LH 사장)이 땅집고와 인터뷰하고 있다./한상혁 기자

―신남방경제 연구소까지 만들게 된 계기는?

“LH 사장으로 재직할 때 국내 사업에는 한계가 있어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보고 동남아 국가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미얀마에는 작년 7월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가 기공식을 열었고, 베트남에도 하노이 인근 흥옌성에 LH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진행 중인데, LH 사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추진했던 일이다. 퇴임 이후에도 이 국가들에 관심을 갖고 시장 조사를 하다가, ‘신남방 경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실제 투자 사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신남방 국가는 보통 동남아와 인도를 말하는데, 이 중에서 베트남이 특별한 이유는?

“우리나라가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 1위가 중국, 2위가 미국, 3위가 베트남이다. 수입은 중국, 일본, 베트남 순이다. 베트남은 외국인의 투자가 활발하고, 10년째 연 7%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도 출생아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성장 국가다. 그런 점에서 베트남은 우리나라가 가진 저성장·저출산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베트남은 지금도 가까운 나라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더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앞으로 베트남에 사기업이나 공기업이 어떤 식으로 진출할 수 있다고 보는가?

“베트남에선 이미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들이 아파트를 활발하게 사고팔고 있고, 기업들도 주택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앞으로는 공장 용지 개발 사업도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 중국 등지에서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이 많은데, 그런 수요에 맞게 공장을 지을 땅을 개발해서 파는 사업이다. 인허가가 문제일 뿐 공사는 더 간단하다.”

―베트남에 외국인 투자가 지속되는 요인을 꼽자면?

“베트남의 인력 수준이 경쟁력이 있다. 실제 공장을 방문해 보면 직원들의 눈이 반짝반짝한다. 인건비도 중국의 절반 수준이고, 교육 수준이나 생산성도 높다. 베트남 정부도 기업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가 좋다. 베트남 인구도 1억명 수준으로 현지 기업에 내수 시장으로도 매력적이다. 이런 요인 때문에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더 활발해질 것이다.”

―신남방 국가 중 베트남 외에 유망한 곳이 있다면?

“미얀마다. 국토가 67만6000㎢로 우리나라 남북한 합친 넓이의 3배이고, 인구는 6000만명이 좀 안 된다. 2011년 민선 정부 출범 후 개방 정책을 펼치고 있고, 이후 매년 6% 전후 경제 성장하고 있다. 미얀마는 지리적으로 중국, 인도, 인도차이나반도의 한가운데다. 거기다 외국인 투자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나라다. 베트남 경제 발전 단계가 1980년대 한국과 비슷하다면 미얀마는 1970년대와 비슷하다. 좀 더 리스크는 있겠지만 발전 가능성은 베트남보다 더 크다.”

―그래도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에 비해 신남방 국가의 투자 리스크가 큰 것 아닌가?

“물론 선진국은 법적·제도적 안정성이 높고, 환율 리스크도 작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신남방 국가가 월등히 높다. 베트남 정부가 공산주의라서 제도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해외 투자로 발전하고 있는 나라가 정부 차원에서 그 구조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 기업이나 국가의 투자 성공 가능성은 신흥국이 더 유리하다.”

―끝으로 한국 주택 시장에 대한 질문이다. 지금 부동산 시장이 난리다. 직접 부동산 정책을 지휘했던 경험에서 볼 때 집값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나라 집값이 급등하는 것은 전적으로 투자 수요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인구와 소득이 정체된 상태여서 다른 신흥국의 집값이 오르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집이 부족해서 집값이 오르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주택시장에 대한 직접 규제 위주의 정책보다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는 투자 수요와 돈을 다른 곳으로 흐르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퇴직한 사람이 함부로 말할 것은 아니고, 현직에 계신 분들이 더 잘 알 것으로 생각한다.”/한상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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