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빨리빨리' 한국, 건물 짓는 속도도 세계 최고일 거라고?

뉴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입력 2020.08.30 04:52 수정 2020.08.30 14:15

땅집고가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책은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이 펴낸 '프리콘(Precon): 시작부터 완벽에 다가서는 일(엠아이디)'입니다.

[땅집고 북스] 공사 기간, 나라마다 얼마나 다를까

[땅집고] 건설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목표한 공사기간을 얼마나 단축시켰느냐에 달려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건설 프로젝트의 성공을 판단하는 지표 중 중요한 한 가지는 사업 기간 준수 여부다. 당초 목표한 사업 기간에 맞춰 프로젝트는 수행됐는지, 공사 기간을 단축해 이익을 발생시켰는지가 중요하다.

프리콘(pre-con) 활동은 원가, 품질 등을 시공 이전 단계별로 철저히 검증해 시공 과정에서 재작업이나 시행착오를 미리 방지함으로써 전체 사업 기간 단축에 기여한다. 미국의 소형 건설 프로젝트(50만~150만 달러 규모)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계약 이전 프로젝트 검토의 실시 유무가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계약 이전 프로젝트 검토 기간이 21일에 불과했는데도 그 과정 자체를 생략한 경우보다 비용은 54.9%, 일정은 70.4%가 각각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왔고, 발주자 만족도는 33.7% 증가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경기장 건설 프로젝트에서도 프리콘 활동을 통해 공사 기간을 한 달 이상 앞당기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보다 앞서 한미글로벌은 국내 최초로 관공서 발주 건설 프로젝트에 CM을 적용했던 2002년 월드컵주경기장 프로젝트에서 당초 공기를 4개월 앞당겨 월드컵 성공에 기여한 바 있다.

[땅집고] 중국 건설업체 '브로드그룹'이 후난(湖南)성에 15일 만에 지었다고 주장한 30층 호텔 'T-30'. /조선DB

중국의 윈선(Winsun)이란 업체는 3D프린팅 기술을 도입해 중국 장쑤성 쑤저구 공업 단지에 6일 만에 5층 아파트를 지었다. 중국 '브로드 그룹'은 BSB(Broad Sustainable Building)라는 공장 제작 시스템으로 30층 호텔을 단 15일 만에 지었다고 주장한다.

2020년 2월에는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중국 우한에서 1000병실 규모의 병원을 착공 열흘 만에 완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약 90년 전에 102층 건물을 13.5개월 만에 완공했고, 2000년대 초 IT 버블 시기에는 2만㎡(약 6000평) 규모 IT기업 물류 창고 건설을 도면 없이 시작해 3개월(도면 작성은 3개월 기간 안에 포함) 만에 건설하는 프로젝트들이 미국에서 성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엄청난 돌관공사 방식의 프로젝트 사례는 수없이 많고, 프로젝트가 극히 짧은 시간에 완성될 수 있었던 건 건설 공기에 대한 상식을 파괴했고 프로젝트 접근 방식을 달리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얼마나 빨리 건물을 지을까. 평소 건물 신축 과정에 관심이 있었다면 한 번쯤 이런 궁금증을 가졌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뭐든 ‘빨리 빨리’에 익숙하니 건물을 짓는 속도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평균 공사 기간은 선진국보다 많이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가별 주요 고층 건물의 층당 평균 공사 기간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은 층당 평균 12.6일, 일본은 평균 20.3일인 반면 우리나라는 평균 31.2일이 소요된다. 미국보다 약 2.5배, 일본보다 1.5배의 공사 기간이 더 걸리는 셈이다. 1930년대 초 지어진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13.5개월 동안 102층을 지었다. 마감 공사까지 포함해 층당 약 4일이 걸렸다. 123층 롯데월드타워의 공사 기간인 69개월(토공사 제외)과 비교해도 약 5분의1 수준이다.

[땅집고] 미국 뉴욕의 102층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짓는데 불과 14개월쯤 걸렸다. /조선DB


국가별 초고층 건물의 층당 공사 기간 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건물 뼈대가 되는 골조 공사 완료 후 마감 공사를 포함한 전체 공사 완료까지 걸린 시간이다. 미국의 경우 입주자 공사는 별도 공사로 간주되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이를 감안해도 미국에서는 골조 공사 완료 후 전체 공사가 평균 3.5개월 만에 끝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조 공사 완료 후 전체 공사 완료가 10.7개월 만에 종료되는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매우 빠른 속도다. 미국에서는 골조 공사와 마감 공사의 병행 작업이 활발히 이루어지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그런 작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일본의 최고층 빌딩인 랜드마크타워의 준공 공정표는 공정 관리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골조 공사를 비롯한 각종 마감 공사와 설비, 전기 공사가 통제 도표 관리에 따라 한 치의 빈틈없이 적층돼 병행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마치 공장 라인에서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듯 주요 공정이 치밀하게 수행되면서 관리되고 있다. 이런 공정 관리가 가능하려면 사전에 치밀한 준비와 효과적인 공정 관리 도구, 이에 합당한 관리 기술이 필요하다. 협력업체와 철저한 파트너십, 팀워크 역시 필수로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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