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건축] 서울 마포구 서교동 꼬마빌딩 ‘스카이랜(skylan)’
[땅집고] 서울지하철 2호선 합정역과 홍대입구역 사이에 있는 마포구 서교동 일대. 대로변에는 식당·카페·쇼핑몰 등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과 젊은층이 주로 찾는 주점이나 클럽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반면 이면도로변은 변변한 꼬마빌딩조차 개발되지 않았다. 건물 임차 수요라고 해봐야 십수년 동안 터를 지켜온 출판사나 서점이 대부분이었던 탓이다.
그런데 최근 1~2년새 기존 유명 상권보다 뒷골목을 찾는 젊은층이 늘면서 서교동 일대 이면도로 역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소위 ‘먹자골목’이 생기면서 합정역과 홍대입구역 사잇길을 걸어서 이동하는 유동인구가 부쩍 늘어난 것. 서교동 이면도로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은 올 1월 준공한 ‘skylan(스카이랜)’. 거대한 유리상자를 곡선 콘크리트 벽이 감싸고 있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지나는 이들의 시선을 끈다. 현재는 모던 가구 브랜드 ‘바이헤이데이’가 건물을 통째 쓰고 있다.
건축주는 50대 초반인 미국 교포. 당초 서교동 상권 특성을 고려해 음악카페, 식당, 사무실 등을 들일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 건물을 짓는 과정을 모두 지켜본 가구 회사가 “사옥으로 통임대하고 싶다”며 먼저 연락해왔다. 이 건물을 설계한 현상일 구도건축 소장은 “이게 바로 설계의 힘이다. 낡은 다세대·다가구주택과 허름한 꼬마빌딩이 가득한 곳에서 눈에 띄는 건물을 세우니 기꺼이 사옥으로 쓰겠다는 업체가 나타난 것”이라며 “이 회사도 원래 서교동 낡은 빌딩에 입주해 있다가 랜드마크 빌딩이 생기자마자 입주했다”고 했다.
현 소장은 오는 25일부터 개강하는 제14기 조선일보 땅집고 건축주대학에서 ‘수익률을 높여주는 신축 설계 방법’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할 예정이다.
◆건축개요
위치: 서울 마포구 서교동 395-120
지역지구: 도시지역, 제2종일반주거지역, 특정개발진흥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대지면적: 287.60㎡
연면적: 782.66㎡
용도: 제1종 근린생활시설
구조: 철근 콘크리트 구조
규모: 지하 1층~지상 5층
주차대수: 6대
설계: 현상일 구도건축 소장
건축비: 14억원
시공기간: 2019년 1월~2020년 1월
◆건축가가 말하는 이 건물은…
‘스카이랜’은 지하 1층, 지상 5층 총 6개층이다. 현 소장은 “상업건물인 만큼 모든 층의 가시성과 접근성, 임차인들의 이용 편의성을 동시에 높이는데 집중했다”고 했다. 현재는 층마다 1개 점포가 들어서도록 돼 있지만 최근 불경기인 점을 고려해 가벽이나 칸막이를 달면 층당 점포 2개로 쪼개서 임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건축 과정이 독특했다. 건축주는 미국에 살고 있었다. 건축 과정에서 중요한 결정은 화상채팅과 SNS 채팅으로 이뤄졌다. 건물이 올라가는 1년여 동안 건축주가 현장을 찾은 횟수는 딱 한 번이다. 현 소장은 매일 현장소장 보고를 받은 후 건축주에게 일주일에 3~4회 카카오톡을 통해 진행 사항을 공유했다. 사실상 원격 건축이었던 셈이다. 건물이 통임대되면서 건축주가 건물을 번거롭게 찾을 일은 더욱 줄었다.
◆ 유리 실린더를 콘크리트가 감싼 모습
합정역에서 건물까지 가는 최단 경로는 3번 출구가 있는 양화로 대로변에서 ‘ㄱ’자 모양으로 꺾은 후 이면도로인 잔다리로3길 쪽으로 들어오는 것. 하지만 이는 일대 상권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경로는 아니다. 6번 출구에서 ‘맛집 골목’이 늘어서 있는 독막로3길과 잔다리로3길를 따라 걷는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소장은 건물 외관을 이 경로에서 가장 돋보이는 방법으로 설계하기로 했다.
우선 건물을 이면도로와 최대한 붙여서 지었다. 외벽은 도로와 평행한 박스형으로 짓는 대신 곡선 처리해 멀리서도 건물이 툭 튀어나온 것처럼 보인다. 건물 전체 모습을 보면 거대한 유리 실린더를 얇은 콘크리트판이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밤에는 통유리 사이로 불빛이 새어나와 마치 ‘대형 캔들 워머’같다.
건물 전면에 주차장이 있으면 가시성 자체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1층 매장 전용 출입구에 캐노피(canopy·지붕이나 처마처럼 생긴 덮개)를 만들어 건물 정체성을 나타내는 조형물을 세울 수 있게끔 했다. ‘OO조형물 건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모든 층 돋보이도록 세입자 배려…주차대수도 극대화
상업용 건물에서 1층은 흔히 얼굴로 꼽힌다. 1층에 대한 인상이 건물 전체 이미지로 굳어지는 만큼 섬세한 설계가 필요하다. 이 건물은 전면도로에서 1층으로 곧바로 접근할 수 있는 별도 출입구를 만들었다. 도로와 접한 매장 벽면 2곳을 폴딩도어와 통유리로 마감해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건물 대지 북쪽이 남쪽보다 1m 가량 높은 점을 감안해 매장 출입로 경사를 없애는 데크를 설치했다.
2~5층도 1층 못지 않게 접근성이 좋다. 윗층으로 진입할 수 있는 출입문을 따로 뒀다. 출입문은 통유리로 마감하고 밝은 조명을 설치해 가시성을 높였다. 세입자들이 건물 유지 관리하기 편리하도록 각 층에 발코니를 넣었다. 이 공간은 실외기를 설치하는 데 써도 되고, 탕비실·창고·수납 등 다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당초 음악카페를 들일 예정이었던 지하 1층에는 1층과 이어지는 별도 계단을 만들었다.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주출입구(건물 내부 엘리베이터나 계단) 외 피난구 1개 이상을 갖춰야만 영업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환기를 고려해 바람이 통할 수 있는 급·배기시설을 각각 1개씩 설치했다.
법정 주차대수는 6대인데 자투리 부지까지 합해 8대까지 주차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등 세입자 편의를 충분히 고려해 설계했다. 현 소장은 “당초 층별 개별 임대를 염두에 두고 설계했는데, 건축 도중에 통임대하게 됐다”며 “통임대 임차인이 트렌디한 가구 회사여서 건물의 정체성이 확실하게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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