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국토교통부에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경기 하남 감일지구에 대한 서울 지하철 3호선 연장 계획 추진을 사실상 중단했다.
1일 LH에 따르면 이달 초 분양할 감일지구 B1블록 공공분양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입주자모집공고문에 3호선 연장 노선을 표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LH는 2018년 국토부의 3기 신도시 광역교통대책 발표 이후 감일지구에서 공공분양 아파트와 임대 아파트(7개 단지, 4600여가구)를 분양하면서 3호선 연장 계획을 적극 홍보했다. 2019년 1월 분양한 B3·B4블록 공공분양. 같은 해 10월 공급한 신혼희망타운(A7블록) 등이 대표적이다. 이 단지들은 3호선 감일역 신설 기대감으로 조기 완판됐다.
민간 건설업체들 역시 3호선 연장 계획을 감일지구 주요 호재로 광고하면서 아파트를 분양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지난 5월 광역교통개선 대책을 추가 발표하면서 3호선 연장 방안을 사실상 보류했다. 당초 3호선 오금역~감일지구~교산지구를 지나는 연장 노선이 아닌 송파~하남 도시철도를 제시한 것. 국토부는 기존 3호선 연장을 포함한 3가지 대안을 놓고 최종 결정할 계획이지만 타당성조사에서는 하남교산~감일~잠실을 잇는 경전철이 경제성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LH의 분양 공고문에서도 3호선이 제외되자, 감일지구 주민들은 결국 3호선 대신 경전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길기완 하남감일지구 총연합회 공동회장은 “LH가 2018년 ‘분양사기’를 저질렀음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과거 분양 홍보 당시 국토부의 감일지구 교통망 자료를 참고해 홍보했던 사항으로 변경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공지했다”며 “정부 방침이 바뀐 것이어서 따라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했다.
국토부와 LH, 하남시는 아직까지 송파~하남 도시철도는 확정한 것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국토부와 LH는 오는 9월 공공기관 예비타당성 조사에 송파~하남 도시철도를 포함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난 6월 주민설명회 무산 이후 노선을 확정하지 못하고 하남시도 3호선 원안 유치를 주장하면서 공공기관 예타도 받기 힘든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민 요구대로 3호선 B/C(비용편익)를 올릴 수 있는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수요는 정해진 상황이어서 비용 절감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