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찢어지게 가난했던 청년, 마흔에 100억대 건물주 된 비결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0.07.27 05:14

[땅집고] “아무리 싼 집도 수억원씩 하는데, 월급 열심히 모아서 집 사겠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죠. 요즘은 집값이 워낙 비싸 종잣돈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열심히 모으다보면 집값은 더 올라 있을 겁니다. 아파트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소액 투자가 가능한 빌라나 오피스텔, 경매 등을 공부해 차곡차곡 돈을 불려나가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정형근 제이피크루 대표.?정형근'(필명 놀부)' 제이피크루 대표. / 제이피크루


최근 유튜브에서 ‘놀부(놀라운 부동산)’, ‘부슐랭’이란 필명으로 활동하며 부동산 실전 고수(高手)로 통하는 정형근(40) 제이피크루 대표. 그는 서울 유수 지역에 100억원대 규모 빌딩을 보유하고 있단. 부모에게 자산을 물려받은 것이 아니다. 정 대표는 “유년시절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부동산 공부를 열심히 해온 어머니를 보고 배워 부동산 투자에 일찍 눈을 떴다”고 했다. 그는 20대때부터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상가, 빌딩까지 다양한 부동산 상품을 사고 팔아 지금 보유하고 있는 빌딩까지 매입했다고 했다. 최근엔 출판한 ‘놀부의 부동산 DNA(시공사)’는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다.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지만 진입 장벽이 만만찮다.
어렸을적 집이 너무 가난해 어머님이 하루 종일 미싱을 돌리고, 곱창 가게에서 밤 늦게까지 일하셨다. 이렇게 일하면서도 어머니는 새벽에 4시간씩 공부해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하셨다. 당시 어머니는 동대문구 답십리동의 방 3개가 딸린 단독주택을 구입했는데, 돈이 부족해 방 2칸을 전세 놓아 잔금을 치루셨다. 어머니는 이런 조건에 계약이 가능한 집을 찾기 위해 몇 달을 발품 팔았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10년 후, 집 일대가 재개발 사업지가 됐다. 어머니는 조합원 자격으로 새 아파트를 받았다.

지금 집값이 너무 비싸다. 맞다. 많은 사람이 집을 사기 위해 소위 ‘종잣돈’을 모으겠다며 투자를 미룬다. 그리고 종잣돈만 모이면 알아서 척척 자산이 증식할 것이란 기대를 한다. 하지만 이런 투자는 불가능하다. 어느 순간 돈이 모이면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평소에 부동산 공부을 열심히 해 두어야 한다. 집값이 너무 올라 진입 장벽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의 형편에 맞는 상품을 골라 투자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이 때 ‘올바른 판단력’과 ‘실행력’ 둘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종잣돈도 다 소용없다.

[땅집고]정 대표는 "종잣돈을 모으는 것보다 돈이 모인 이후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판단력과 실행력을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픽사베이


-소위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겠다는 젊은층이 적지 않다. 어느 지역에 있는 아파트를 사야하나.
젊은층 실수요자라면 이번 7·10부동산 대책 중 눈여겨볼 부분이 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비율 10%포인트를 우대하는 ‘서민·실수요자 기준’을 완화한 점이다. 생애최초로 집을 구입하는 경우 부부합산 연봉 9000만원까지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수도권 규제지역 중에서 주택 가격이 6억원(조정대상지역 5억원) 이하인 곳을 찾아보길 권한다.

서울 및 수도권에서 노후하고 저렴한 아파트지만 그 주변에 개발 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다면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서울에서 비싼 전세 아파트에 사는 것보다 차라리 이런 주택을 빨리 선점하는 것이 낫다.

[땅집고]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우대하는 금융업 감독규정상 서민 실수요자 기준 요건을 '부부합산 연소득 9000만원'까지로 완화했다. 7월13일부터 이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서울의 경우 저렴한 주택이 많은 노원·도봉·강북, 금천·관악·구로 등 지역들에 최근 신안산선, 강북횡단선 등 교통 호재가 계속 나오고 있어 이런 지역에 주목해야 한다. 반드시 역세권을 찾을 필요도 없다. 아무리 유망해도 내가 돈이 그만큼 없으면 소용 없다. 노후 아파트라도 버스 노선이 업무지구와 잘 연결 돼 있다면 이런 아파트에 주목해야 한다.

경기권에서도 마찬가지로 교통호재가 많고 거주 환경이 점점 발달하고 있는 하남시를 추천한다. 하남은 중심지역 아파트값은 10억원대로 많이 올랐지만 덕풍동 등 외곽지역은 아직까지도 6억원대 이하 저렴한 아파트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생활 여건이 계속 나아지고 있어 가격상승 여력이 남아있다.

- 아파트 말고 빌라에 투자한다면, 어느 지역이 괜찮은가.
단독주택·다세대·연립 등의 빌라는 아파트에 비해 투자 수익률이 낮고, 관리하기 골치 아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빌라는 부동산 시장에서 숨은 보석과 같다. 빌라는 주택인데 소액투자가 가능하고, 아파트보다 대지지분도 많은 상품이다. 임대가 가능한 조건이면 일단 소액 투자로 월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직접 거주해도 좋다. 지구지정 같은 호재가 없는 지역도 시간이 지나면 개발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땅집고] 서울 빌라 밀집지역 모습. / 조선DB


원칙은 서울 업무지구와 가까운 곳부터 자금에 따라 서서히 넓혀간다는 생각으로 투자하면 좋다. 만약 돈이 너무 부족하다면 예전에 서울 강북지역 중 뉴타운에 속했다가 해제된 구역들이나 일자리가 많은 경기도 업무지구 주변에 있는 신축빌라를 추천한다. 일단 월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돈을 모아놓은 경우라면 전농8·9구역, 미아2구역 등 재정비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인 강북 재개발지역 투자도 괜찮다. 이런 곳들은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동시에 10~20년 뒤 새 아파트 입주권도 기대할 수 있다.

-부동산 고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투자 상담을 열심히 받은 분 중에는 실제로 투자에 나서는 분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 이게 제일 답답한 부분이다. 아무것도 안하면서 돈을 벌 수는 없다. 나도 투자에 실패한 적이 있는데, 실패는 밑거름이 된다. 주식도 장기 투자하란 말이 있듯이 부동산도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자신의 형편에 맞는 분야부터 도전했으면 좋겠다. 청약, 혹은 아파트에만 너무 몰두하는 경향이 있는데 다양한 부동산 상품에 대해 관심 갖는다면 돈 버는 길을 더 빨리 찾을 수 있을 것이다./김리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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