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해 보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점과 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땅집고 디스아파트] 과천지식정보타운 첫 민간분양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
경기도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 공공택지지구여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한다. 아파트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의 반값 수준으로 책정된다. 이 때문에 지난 몇 년 동안 지식정보타운 아파트 당첨을 노린 위장전입 사례가 다수 적발되기도 했다.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도 적지 않다는 얘기다.
오는 7월 17일 과천지식정보타운 S6블록에 짓는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가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올 2월 ‘과천 제이드자이’에 이어 지식정보타운에서 분양하는 두 번째로 단지이며, 민간아파트로는 처음이다. 지하 3층~지상 29층 5개동에 504가구다. 일반분양 물량은 350가구다. 2022년 10월 입주할 예정이다.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에 당첨만 되면 시세차익이 최소 8억원은 넘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그만큼 과천 1순위에서 높은 경쟁률로 청약이 마감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 아파트가 ‘시세 반값 아파트’인 건 맞지만 지식정보타운에서 입지가 가장 떨어진다는 점이다.
■ 지하철역 가장 먼 아파트…쓰레기소각장도 코 앞
지식정보타운에는 광역교통 확충 차원에서 지하철 4호선 과천지식정보타운을 신설한다. 4호선을 타면 2호선 환승이 가능한 사당역까지 18분 정도면 닿는다. 그런데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는 지식정보타운 아파트 중 역에서 가장 멀다. 역까지 직선거리가 약 1㎞로, 20분 이상 걸어야 한다. 사실상 도보 이용은 어렵다. 그나마 2022년 입주 후 역 개통(2024년)까지 2년여는 과천정부청사역이나 인덕원역을 이용해야 한다. 두 역은 각각 1.5~2㎞ 떨어져 있다.
예비청약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쓰레기소각장이다. 매일 80톤 가량 쓰레기를 소각하는 과천시자원정화센터가 단지에서 300m 거리다. 그야말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다. 소각장에서 나는 매연과 악취가 우려된다. 이 아파트는 유치원·초등학교·공원 부지 등으로 둘러싸여 있어 ‘아이 키우기 좋은 단지’가 될 수 있었는데, 소각장 때문에 이런 장점이 소용없게 됐다는 평가도 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현장 다녀오고 청약을 포기하기로 했다’ 등의 글들이 올라와 있다.
■ 시세차익 8억원 이상 가능할까?
입지 경쟁력에는 논란이 있지만 분양가는 매력적이다. 3.3㎡(1평)당 평균 분양가가 2372만원이다. 과천 아파트 평균 시세(4557만원)의 52%다. 올 2월 분양한 ‘과천 제이드자이(2195만원)’보다 평당 177만원 높다. 주택형별 분양가는 ▲74㎡(이하 전용면적) 6억7190만~7억1590만원 ▲84㎡ 7억3940만~7억9940만원 ▲99㎡ 8억7180만~9억4250만원이다. 계약금은 분양가의 20%다.
분양가를 감안하면 당첨만 되면 예상 시세차익만 8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 4호선 과천역과 정부과천청사역 일대 신축 단지들과 비교한 것이다. 현재 이 지역 84㎡ 최고 실거래가는 16억~17억원 중반대다.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 최고 분양가(약 8억원)과 비교하면 8억원 정도 차이난다. 실제로 별양동 ‘래미안센트럴스위트’는 17억5000만원(2020년 4월), 부림동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은 17억3000만원(2019년 11월), 원문동 ‘과천위버필드’는 16억6913만원(2019년 11월) 등에 팔렸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는 시세차익이 8억원까지는 안 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비교 대상인 기존 아파트들은 과천에서도 집값이 가장 비싼 핵심지역인데다 서울과 더 가깝기 때문이라는 것. 별양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식정보타운은 인프라가 다 자리잡아도 과천 기존 도심 집값을 따라잡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만 지구 남쪽에 있는 평촌신도시 학원가에 자녀들을 보내기는 편리할 것”이라고 했다.
■ “단지 규모 작지만 로또 수요 터질 것”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는 단지 규모가 작은 것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총 504가구 규모로 S1블럭(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 435가구)과 S7블럭(신혼희망타운 행복주택 및 공공분양, 472가구) 뒤를 이어 가구수가 세 번째로 적다. 최근 커뮤니티시설이나 단지 내 상가 등 편의시설이 많은 대단지일수록 매매가나 전세금 방어력이 탄탄한 점을 감안하면 아쉽다는 평가다.
주택형은 74㎡, 84㎡, 99㎡ 등 3가지다. 84㎡ 물량이 294가구(일반분양 182가구)로 가장 많다. 모든 주택형이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4베이 판상형이다. 소위 ‘틈새평면’인 74㎡ 중 B타입에만 주방창이 없어 음식 조리 후 환기가 불편할 수 있다.
총 5개동 중 소각장과 가장 가까운 601동과 602동은 선호도가 가장 낮을 것으로 보인다. 두 개 동 모두 84㎡A와 99㎡A 주택형으로만 구성한다. 이 두 개 주택형 청약자들은 소각장 코 앞 주택을 분양받을 위험이 있는 셈이다.
일부 단점에도 불구하고 ‘로또 당첨’을 노린 청약 수요가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올 2월 ‘과천 제이드자이’가 132가구 모집에 2만5000여명이 몰리면서 평균 193대 1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3월 이후 올 2월까지 2년간 과천 전체 인구의 10%에 달하는 5400여 명이 타 지역에서 과천으로 전입 신고했다. 정부는 이 같은 움직임이 대부분 지식정보타운 1순위 청약을 노린 수요라고 분석하고 있다. 2018년 과천시 위장전입 적발 건수가 5건이었는데, 지난해에는 67건으로 13배 넘게 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불법을 저지르면서까지 지식정보타운 아파트를 손에 넣고 싶은 수요자들이 넘치고 있다”며 “최근 수도권 청약경쟁률이 치솟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률은 100대 1을 거뜬히 넘길 것 같다”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