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시장 줌인] 대한민국 최고 핫 플레이스 '가로수길' 앞으로 더 뜬다?
서울 강남 빌딩시장에서 최근 10년 동안 가장 주목받았던 지역을 꼽으라면 단연 신사동 가로수길입니다. 골목 초입인 도산대로에서 현대고등학교까지 은행나무 가로수가 쭉 심어져 있다고 해서 ‘가로수길’이라는 명칭을 얻은 이 곳. 패션·문화·음식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포함하고 있어 유동인구가 늘 풍부한 ‘핫 플레이스’입니다. 이런 매력 때문에 대기업들이 안테나 매장(신제품을 본격 출시하기 전 소비자들의 반응을 사전조사하기 위해 임시로 운영하는 시범 매장)을 차릴 때 가로수길을 1순위 후보로 고려하기도 하죠.
가로수길 빌딩 매매가, 임대료, 건물 높이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가로수길에서는 커피 한 잔 가격까지도 매년 오른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는데요. 과연 얼마나 올랐길래 이런 말까지 나왔을까요. 먼저 최근 5년 동안 빌딩 거래 건수를 보겠습니다.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꾸준하게 10건 이상이 거래됐습니다. 올해는 상반기가 막 끝났는데도 계약이 12건이나 성사됐을만큼 유독 거래가 활발한 모습입니다.
매매가격은 어떨까요. 같은 도로에 지어진 건물이라도 토지 모양이나 건물 모양 등에 따라 건물의 활용도가 달라지면서 가격도 천차만별이긴 한데요. 신사동 메인도로(가로수길)와 이면도로(세로수길)를 합해 최고가로만 단순 비교해 보겠습니다. 2016년 세로수길 빌딩이 3.3㎡(1평)당 1억1167만원에 팔렸는데, 올해는 1억5149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5년 동안 평당 시세가 약 4000만원 상승한 셈입니다. 메인도로 시세도 마찬가지로 2017년 2억3030만원에서 2018년 2억4264만원으로 1년만에 약 1200만원 뛰었습니다. 2019년 이후 가로수길 메인도로 거래 사례는 없는데요. 이 일대 빌딩 매물이 그만큼 희소가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매매가격이 꾸준하게 오른 이유가 뭘까요. 가로수길 일대가 지하철 개통 호재를 두 건이나 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첫 번째는 ‘신분당선 개통’. 신분당선은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무인운전으로 운행하는 지하철입니다. 지금은 강남역에서 광교역까지 개통한 상태인데요. 앞으로 이 노선이 용산까지 연장되면서 기존 3호선 신사역도 신분당선이 지나가는 역이 될 예정입니다. 2022년 개통 목표로 공사가 한창입니다. 이미 개발이 끝난 강남에서 보기 드문 확정 호재인데요. 노선이 확장되면 자연스럽게 유동인구가 활발히 유입되기 때문에 앞으로 가로수길 빌딩 시장이 더 뜨거워질 수 있겠습니다.
두번째 호재는 ‘위례신사선’ 입니다. 위례신도시와 신사역을 잇는 경전철 노선입니다. 사업 추진은 2008년 시작됐지만 사업자 변경 등 각종 이유로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 아쉽긴 합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민간투자사업이 점점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데요. 신사역에 위례신사선이 개통하면 가로수길 빌딩의 투자 가치는 더욱 올라가겠죠.
두 가지 호재가 현실화하면 가로수길은 지하철 노선 3개를 포함하는 ‘트리플 역세권’ 상권이 됩니다. 거리가 먼 은평·용산·광교·위례 등 다양한 수도권 주민들이 가로수길을 찾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앞으로 빌딩 매매가가 더 오르면 그만큼 투자금액이 커지기 때문에 이 곳 빌딩시장의 진입장벽이 다소 높아질 수 있는데요. 만약 가로수길 빌딩에 투자할 계획이 있는 예비 건물주라면 빌딩 전문가들과 함께 여러가지 리스크를 고려한 뒤 합리적인 금액에 매입할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