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정부의 연이은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셋값 오름세도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6·17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첫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서 서울 집값이 0.06% 올랐다. 규제지역 지정(6월 19일)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6월 23일) 등 효력 발생일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특히 비규제지역인 김포시 아파트 가격은 1.88% 급등하며 부동산 대책에 따른 풍선효과가 즉시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감정원은 6월 넷째 주(22일 기준) 전국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이 0.22% 상승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17일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내놨음에도 전주(0.16%)보다 오름폭이 더 커졌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0.06% 올라 전주(0.07%)보다 상승폭이 소폭 줄었다. 하지만 경기와 인천은 각각 0.39%, 0.34%씩 올라 전주와 비교해 0.17%포인트, 0.08%포인트씩 상승폭을 키웠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송파구(0.07%)와 강남구(0.05%)는 전주보다 상승폭은 감소했으나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규제 시행 직전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신고가를 경신한 단지도 잇따라 나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규제 적용 하루 전인 22일 16층이 23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인근 잠실엘스 전용 84㎡는 20일 14층이 22억원에 매매가 이뤄져 역시 신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잠실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규제 적용 전에 거래하려는 매수·매도인들로 밤늦게까지 계약서를 쓰고 문의 전화를 받았는데, 23일 이후에는 이런 게 딱 끊겼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강서구(0.00%)가 보합을 기록했지만 이번주에는 강서구(0.05%)를 포함한 모든 지역이 상승을 기록했다. 강남 3구에 이어 최근 집값이 급등한 마포구(0.06%), 용산구(0.03%), 성동구(0.06%)를 비롯해 중저가 아파트가 모여 있는 금천구(0.07%), 관악구(0.06%), 구로구(0.11%) 등이 강세를 보였다.
6·17 대책에 따라 수도권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가운데 규제를 피한 김포 집값은 1.88% 급등했다. 김포 주간 집값 상승률로는 한국감정원이 2012년 5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대치다.
파주시 역시 전주 0.01% 상승에서 이번주 0.27% 상승으로 상승폭을 크게 키웠다. 시도별로는 세종(1.55%), 대전(0.75%) 등이 급등세를 보였다. 천안시는 0.13%에서 0.42%로, 평택시는 0.25%에서 0.56%로 각각 2배 이상 상승했다.
전국 전세금은 0.14% 올랐다. 서울(0.08%)은 상승폭이 전주와 동일했다. 서초구(0.19%)는 정비사업 이주수요(한신4지구)가 있는 잠원동 위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수도권은 0.17%, 지방은 0.11%올라 전주보다 각각 0.03%포인트, 0.01%포인트씩 상승했다. 하남(0.84%)은 교통 호재와 청약 대기수요(3기 신도시) 영향으로, 구리(0.45%)는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있는 지역 위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