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선분양 아니면 공사 중단" 둔촌주공 시공단 으름장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0.06.24 18:20 수정 2020.06.24 19:08

[땅집고] 단일 단지로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결정한 일반 분양가(3.3㎡당 2910만원) 수용 여부를 놓고 내분을 겪는 가운데 재건축 시공사들이 “일반분양 일정을 확정하지 않으면 공사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조합원들은 “시공사가 조합 측에 압력을 행사한다”며 강하게 반발해 주목된다.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로 구성된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24일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에 보낸 공문을 통해 “이번 총회(7월9일) 결과에 따라 일반분양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 부득이 공사를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공단은 일반분양 일정이 지연되면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금전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며 “이로 인한 모든 법적·금전적 귀책은 전적으로 조합과 조합원들에게 있음을 주지하라”고 했다.

[땅집고]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사업단이 조합 측에 보낸 공문. /둔촌주공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이 공문은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보낸 공문의 ‘회신’ 형식이었다. 땅집고 취재 결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지난 23일 시공사 측에 일반분양가 총회 안건 부결,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 후분양 등에 대한 시공사의 공식 입장을 밝혀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조합 집행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HUG의 분양가를 수용하려는 입장이지만, 상당수 조합원들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분양 방식을 두고 조합원 사이에 이견이 많아 시공사 측은 어떤 입장인지 들어보기 위해 공문을 보냈다”고 했다.

그러나 둔촌주공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시공사업단이 공문을 보낸 것에 대해 부당한 총회 개입 의도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시공사업단이 보낸 공문은 조합원을 협박하는 모양새”라며 “조합이 먼저 이 같은 공문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하루만에 시공사가 정해진 답변만 해놓은 것을 보면 짜고치는 고스톱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조합 집행부가 OS요원 150여명을 풀어 총회 미참석 조합원 대상으로 서면 동의서를 받고 있다”면서 “동의서 징구가 지지부진하자 이번 공문을 조합원들에게 발송하며 공사 중단만은 막아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대표이사도 아닌 현장대리인이 무슨 근거로 공문에 직인을 찍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참에 시공사 교체까지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조합원들은 해당 건설사 감사실 등에 집단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시공사업단 대표인 현대건설 관계자는 “4개 건설사 컨소시엄 현장이어서 현장대리인이 대표로 직인을 찍은 것 같다”며 “대표이사 날인까지 필요한 사항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둔촌주공 비대위는 오는 30일 강동구청 앞에서 다음달 9일 열리는 조합 총회의 공정한 투표 관리, 강동구청 재건축 부서와 현대건설과의 유착비리 감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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