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땅집고 디스아파트]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백양산 롯데캐슬 골드센트럴’
최근 신규 공급이 없었던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일대에 롯대건설이 대단지 아파트를 분양한다. 롯데건설이 부암1구역을 재개발해서 짓는 ‘백양산 롯데캐슬 골드센트럴’이다. 단지 인근엔 입주 20년 가까이 된 아파트들이 많아 새 아파트를 찾는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8월 이전 분양 단지로 당첨 6개월 후부터 전매가 가능해 실수요 뿐 아니라 투자 수요까지 더해 높은 청약 경쟁률이 예상된다.
‘백양산 롯데캐슬 골드센트럴’은 지하 4층~지상 34층 21개 동 규모로 총 2195가구가 들어선다. 이중 일반분양 물량은 1442가구다. 주택형은 전용 59·72·84·101㎡(이하 전용면적) 4개 타입으로 일반분양의 90% 이상이 전용 84㎡ 이하 중소형이다. 오는 22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3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부산 진구는 비(非)규제지역으로 1주택 이상 소유자도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입주는 2023년 12월 예정이다.
■신축 대단지에도 저렴한 분양가
‘백양산 롯데캐슬 골드센트럴’의 분양가는 3.3㎡당 1270만원으로 59㎡는 3억5000만원 84㎡는 4억4000만원대다. 입지 차이가 크지 않은 연지동에서 작년에 분양한 ‘래미안 연지 어반파크(1386만원)’는 분양가가 이보다 3.3㎡당 100만원 정도 높았는데, 현재 전용 84㎡ 입주권의 호가가 6억원 중반대다. ‘백양산 롯데캐슬 골드센트럴’의 분양가는 ‘래미안 연지 어반파크’의 현재 시세와 비교하면 84㎡기준 2억원 정도 저렴하다. 하지만 ‘래미안 연지 어반파크’가 역과의 거리나 경사도 면에서 더 낫기 때문에 실제 기대 차익은 2억원보다는 작다고 봐야 한다.
‘백양산 롯데캐슬 골드센트럴’은 쾌적한 주거환경과 우수한 교육환경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47만3911㎡(약 15만평) 규모의 부산시민공원이 직선으로 약 1.5km 거리에 있으며 부산어린이대공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동평초교와 개성고·경원고 등을 걸어서 통학할 수 있다. 부산국제고·한국과학영재학교 등도 반경 1km 내에 위치해 있다.
■ 비역세권, 경사면 아파트
단지명에 센트럴을 넣은 이유는 이 아파트가 부산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산의 중심지일 뿐 실거주하기엔 불편한 요소가 많다. 이 아파트의 가장 큰 단점은 지하철 접근성이다. 이 아파트에서 가장 가까운 부산 지하철 2호선 가야역·부암역·동의대역은 단지로부터 2km가량 떨어져있다. 도보로 30분이 걸리고 단지 앞에서 버스를 타도 20분 정도 걸린다.
게다가 백양산 바로 앞 경사면에 아파트가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부산은 도시 곳곳에 많아 산비탈에 짓는 아파트가 적지 않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선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경사가 심하고 산중턱에 짓는 아파트도 많다. 경사가 심해 거주하기 불편한 경우가 많다. 부산 주택소비자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이 때문에 부산에선 산비탈에 짓는 않는 ‘평지 아파트’가 인기가 많다.
이 아파트는 부산에서 금정산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백양산을 자락에 있다. 수도권도 마찬가지이지만, 아파트 단지가 산 자락에 있는 것은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많다. 특히 일반분양 가구들은 단지 정문을 기준으로 경사가 심한 뒤쪽에 몰려있다. 조합원들이 대거 신청한 101㎡ 대형 주택형은 단지 정문 출입구 쪽에 있는 반면, 경사가 있는 백양산 뒤쪽 편으로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 59㎡가 주로 위치했다.
반면, 이 아파트는 대지면적이 넓어 건폐율(16.03%)이 낮다는 점은 강점이다. 동간 거리도 넓고 녹지 공간이 많아 답답한 느낌이 없다. 하지만 이에 비해 주차장 면적은 부족한 편이다. 총 2404대가 주차할 수 있는데 가구당 1.09대에 불과하다. 비역세권에다 평지가 아닌 아파트라서 자차 비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주차난이 우려된다.
주택건설 업계에서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데다 가격도 저렴해 실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 아파트를 짓는 진구 부암동 일대가 프리미엄 입지라고 평가 받는 곳도 아니고, 주변 아파트 시세도 높지 않는 편이서 중장기적으로는 프리미엄이 제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근의 15년차 안팎의 ‘쌍용스윗닷홈스카이’와 ‘백양산 월드메르디앙’ 84㎡의 매매가격은 각각 3억5000만원, 2억8000만원 선이다. 입주 후 새 아파트 효과가 끝나도 가격이 계속 강세를 보일 정도로 강력한 입지 경쟁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주변에 낡은 아파트가 많아 신축 단지의 희소성 때문에 수요자들이 대거 몰릴 것이다”며 “다만 입지를 고려해봤을 때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