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3년간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지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기간 을 합한 9년간의 상승률의 두 배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3일 문재인 정부 3년(2017년 5월~2020년 5월) 동안 서울 아파트 중위값이 한 채당 3억1400만원(52%) 올랐다고 밝혔다. KB주택가격 동향과 한국은행 및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각 정권 출범 첫 달과 마지막 달의 서울 아파트 중위값을 비교한 수치다.
반면 이명박 정부(2008년 12월~2013년 2월)에서는 1500만원 하락(-3%)했고, 박근혜 정부(2013년 2월~2017년 3월)에서는 1억3400만원(29%) 올랐다. 두 정권에 걸쳐 상승률이 26%로, 문재인 정부의 절반 수준이다.
이 같은 서울 아파트값 변동으로 인한 재산 가치 상승 효과는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각각 약 155조원, 493조원이다. 이명박 정부 때는 약 35조원 줄었다.
각 정권별 최저임금으로 중위 가격의 서울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어떨까. 정권 말 기준으로 보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는 각각 38년과 37년이 걸렸다. 반면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들보다 긴 43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현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표방하며 3년간 최저임금을 가장 많이 인상했지만, 서울 아파트값이 3억원 넘게 오르는 바람에 최저임금으로 아파트를 장만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되레 늘어났다"”라고 했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 저소득 가구가 서울 아파트를 구매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작년 4분기 가처분소득 기준으로 보면 가장 소득이 낮은 1분위 가구가 서울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문재인 정부 임기 초만 해도 41년이었는데, 작년 말에는 72년으로 31년 늘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임기 초 48년에서 임기 말 35년으로 13년 줄었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35년에서 41년으로 6년 늘어난 바 있다.
반면 소득이 가장 높은 5분위 가구가 서울 아파트를 매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이명박 정부(임기 초 7년→임기 말 6년), 박근혜 정부(6년→7년), 문재인 정부(8년→10년) 모두 큰 변화 없었다고 경실련은 밝혔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이번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각종 규제책을 줄줄이 내놨지만, 사실상 정책이 실패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