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강수의 상권시크릿] ‘숙박업 매출 1위’ 서대문구 홍제역 상권
서울 지하철 노선 중 ‘황금 노선’이라고 불리는 3호선. 이 중 홍제역 일대는 오래된 주거밀집지로 서울 내에서 다소 낙후된 곳으로 꼽힌다. 하지만 강남과 강북 도심까지 30분 내외로 접근할 수 있는 교통 요충지기도 하다. 홍제역 상권은 50년 이상 역사를 지닌 인왕시장과 유진상가 등과 맞닿아 있다. ‘홍제현대북한산더샵’, ‘홍은벽산’ 등 아파트와 빌라가 밀집해 3만여가구 배후 수요를 업고 있다.
■서대문구 핵심 상권…50~60대 중장년층 주로 찾아
홍제역 상권은 서울 서대문구 상권 가운데 핵심으로 손꼽힌다. 왕복 8차로 통일로를 따라 홍은사거리에서 무악재역 방면 홍제삼거리까지 비교적 넓은 지역에 걸친 상권이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과 중앙버스정류장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돼 있다. 중소규모 아파트 단지와 단독주택 등이 밀집해 있어 배후 수요도 갖췄다.
10대에서 60대까지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이 이곳을 찾는다. 그 중에서도 40~50대 소비가 활발한 편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홍제역 상권 유동인구 자료에 따르면 ▲60대 23.5% ▲50대 19.8% ▲40대 19.7% ▲30대 17% ▲20대 14.8% 순으로 높았다. 요일별로는 금요일 유동인구가 15.6%로 가장 많고 나머지 요일도 비슷한 정도다. 다만 일요일에는 10.7%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1위는 숙박업…중저가 상품 소비도 활발해
홍제역 일대에서 평균 매출이 가장 많은 업종은 숙박업이다. 월 평균 4675만원에 달한다. 이어 ▲소매 4198만원 ▲생활서비스 3866만 원 ▲음식 3196만 원 ▲관광·여가·오락 2167만 원 순으로 매출액이 높았다. 김갑수 두드림부동산 실장은 “홍제역 주변에 인왕산·안산·백련산·고운산 등 산이 많고 평지가 적어 상권이 몰려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고가 상품보다 대로변 중저가 식당을 비롯한 소비재 상품 매출 기복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홍제역 3번 출구 쪽은 먹자골목이다. 골목 초입에 들어선 약국과 미용실을 시작으로, 노래방·술집·고깃집·카페 등이 자리 잡은 전형적인 먹자골목 형태다. 토·일요일이나 공휴일에는 홍제역에서 안산으로 등산하는 등산객이 저녁 술자리로 먹자골목을 많이 찾는다.
4번 출구 이면도로에도 고깃집·카페·한의원 등이 영업 중이다. 하지만 3번 출구쪽과 달리 주거지 느낌이 강하다. 아파트로 이어지는 골목을 제외하면 유동인구도 적은 편이다. 2번 출구 서대문세무서 방면 골목과 대로변 상가에는 맥도날드·롯데리아·올리브영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입점해 있다.
홍제 3재개발구역 인근 매장들은 철거와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그럼에도 주거지를 끼고 있는 만큼 주·야간 유동인구는 꾸준하다. 유진상가 이면 도로 인왕시장 골목에는 50~60대 고객이 많다. 입점 업종도 연령층에 맞춰 국밥집, 고깃집 등이 영업 중이다.
■재개발·재건축 호재로 상권 더 커질 것
현재 홍제동 일대에선 굵직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활발하다. 지은지 20~30년된 노후 주택과 건물이 즐비했지만 각종 정비사업을 통해 낙후된 이미지는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홍제1구역(819가구)과 홍제3구역(1116가구)은 2019년 분양을 마쳤고, 홍제2구역(906가구)은 2019년 12월 입주를 시작했다.
개발 호재도 있다. 서울시는 ‘2030서울시 생활권계획’을 발표하면서 홍제동에 의료·산업·문화복합단지인 의료클러스터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대문구는 홍제역과 인왕시장길을 잇는 지하공간에 ‘언더그라운드 시티’를 만들고, 각종 상업시설과 문화복합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물론 각 사업들이 완공하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앞으로 홍제역 상권의 발전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홍제역 상권에 창업하려는 자영업자들은 연령별 타깃을 정확히 설정하고 아이템을 선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제역 인근 대로변 상가는 임대료가 높아 창업 초기 투자 비용이 상당하다. 초기 부담이 걱정된다면 아파트 진입로 방향이나 대로변 2층 이상 점포에서 영업을 시작하는 것이 비용적인 측면에서 나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