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돈 충분하지 않다면 이곳에 있는 '나홀로 아파트' 노려라

뉴스 심형석 미국SWCU부동산학과 교수
입력 2020.06.20 04:53

땅집고가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책은 심형석 미국 SWCU 부동산학과 교수(한국부동산자산관리연구원 이사장)가 펴낸 ‘누가 뭐래도 서울 아파트를 사라(원앤원북스)’입니다.

[땅집고 북스] 새 아파트 옆 나홀로 아파트 사도 될까

[땅집고] 서울 종로구 교남동에 들어선 경희궁 자이 2단지. /네이버 거리뷰


서울 마포구 아현뉴타운 개발을 통해 입주한 대표 아파트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는 올해 1분기 84㎡(이하 전용면적) 실거래가가 16억원을 넘어섰다. 종로의 대규모 신축 단지인 ‘경희궁 자이’ 역시 같은면적 실거래가가 17억원을 넘어 이젠 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단지가 됐다. 그런데 이들 단지 사이에 끼인 서대문구 노후 아파트 가격이 두 아파트 가격에 맞춰 동반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상승률은 두 아파트보다 떨어지더라도 투자금 대비 양도차익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땅집고] 서울 서대문구 아파트 평균 가격 추이. /부동산114


새 아파트 전성시대다. 올해 아파트 청약경쟁률을 살펴보면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평균 100대1을 가볍게 넘기는 경우를 여러 건 찾아볼 수 있다. 새 것이라 거주 환경이 우수한 점도 있지만 투자가치 측면에서도 기존 아파트보단 수익률이 크기 때문에 사람들이 눈독을 들이는 것이다. 옛날 아파트보다 확실히 면적이 더 넓고 구조적으로도 이점이 많아 실거주 측면만 보아도 매력적이다.

그렇다면 지은지 오래된 아파트는 투자 가치가 떨어지는 걸까. 분양하는 아파트에 당첨되기 만만찮은 상황에서는 신축 단지 옆 노후 아파트가 알짜로 주목받고 있다.

■ 옛날 아파트보다 훨씬 넓어진 새 아파트

새 아파트는 단지 새 것이기 때문에 인기가 높은 것이 아니다. 기능·구조적으로 기존 아파트보다 설계가 우수한 편이고 같은 전용면적이라도 실사용 면적은 5~10% 넓은 것이 평균적이다. 이는 전용면적을 측정하는 기준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1998년 10월 이전까지 전용면적은 벽체 중앙부터 측정했는데, 1998년 10월 이후 벽체 안쪽 면을 기준으로 측정하도록 변경됐다. 달라진 측정 방법에 따르면 같은 59㎡ 주택형이라도 약 4㎡가 차이나게 된다.

[땅집고] 올 3월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에 분양한 '과천 제이드자이' 아파트 49㎡ 평면. 서비스 공간인 발코니를 확장한 주택형과 기본형. /GS건설


서비스 면적인 발코니 면적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발코니 면적은 평면이 좌우로 길어질수록 더 늘어나게 되는데 최근 전면에 3베이, 4베이 아파트가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발코니 면적도 증가해 아파트 면적이 넓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6년 발코니 확장을 합법화한 조치가 밑바탕이 돼 사용공간은 더욱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 새 아파트 후광효과 누려라…신축 단지 옆 ‘나홀로 아파트’

이렇게 새 아파트는 이점이 많기 때문에 새 아파트에 거주하려면 그만큼 치열한 청약 경쟁을 거쳐야 하고 자금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대체로 새 아파트는 비싸다. 자금 여유가 없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땐 새 아파트의 후광(後光) 효과를 누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즉, 새 아파트 주변에 있는 기존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다.

2017년 성동구는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거의 10%에 육박해 서울에서 셋째로 높았다. 성동구의 가격 상승률은 성수동의 주상복합 아파트 갤러리아포레, 서울숲트리마제 등이 견인했다. 2019년 7월 ‘갤러리아 포레’ 168㎡ 실거래가는 35억5000만원이었다. ‘서울숲트리마제’의 경우 전용 69㎡가 20억원에 육박했다. 성동구의 랜드마크로 우수한 시설, 입지를 자랑하지만 서민들에겐 그저 그림의 떡인 아파트다.

[땅집고] 새 아파트인 성동구 '서울숲트리마제' 옆에 붙어 입지 여건이 거의 비슷한 강변동양 아파트. /네이버지도


눈에 잘 띄진 않지만 ‘서울숲트리마제’ 옆에 ‘강변동양’이라는 아파트가 있다. 2001년 입주해 142가구에 불과한 나홀로 아파트다. 2019년 10월 전용 59㎡ 실거래가가 15억원이었다. 상대적으로 서울숲트레마제보다 가격이 떨어지지만 2017년만 해도 7억~8억원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파트만 노후했을 뿐 서울숲트리마제와 같이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바로 옆에 랜드마크 아파트도 있기 때문이다.

20년 내외 오래된 아파트 단지들만 있는 지역은 이런 가격 상승 혜택을 보기 어렵다. 상가 시장에서는 코너 자리는 워낙 가격이 비싸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코너 옆자리 상가가 알짜라는 이야기가 있다. 아파트 시장에선 신축 아파트 옆 구축 아파트의 상품성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 새 아파트, 주변에 많지 않아야 귀하다

그럼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무조건 좋은걸까. 택지로 공급될 수 있는 용지가 얼마만큼 남아있느냐가 중요하다. 언제든지 새로운 아파트가 공급될 수 있는 지역은 아무리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가격 상승을 담보하기 어렵다. 특히 공공택지를 보유한 지역은 더욱 그렇다. 공공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가격이 낮아 먼저 들어선 새 아파트 역시 이 가격에 수렴하게 된다.

신규 아파트가 계속 공급된다면 공급 과잉에 따른 부정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궁극적으로 부동산은 독점의 가치를 향유하는 것이다. 언제라도 유사한 아파트가 공급될 수 있는 지역보다 더 이상 새 아파트를 기대할 수 없는 지역의 새 아파트가 훨씬 더 가치 있는 상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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