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정부가 전세를 끼고 주택을 샀다가 다시 되파는 이른바 ‘갭(gap) 투자’를 막기 위해 대출·전입 조건을 강화한다. 법인을 통한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법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대폭 올리고 주택 양도 시 추가로 세율을 인상하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17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지방의 집값 상승세에 대한 엄중한 인식을 공유했다”며 “특히 저금리 기조 하에서 서울 내 개발 호재로 인한 주택가격 재반등 요인을 철저히 관리하고, 갭투자를 통한 시장교란 요인에 대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갭투자 차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 등 실수요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 시 처분·전입의무 강화한다. 현행 규제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9억원 초과 주택 구입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1년 내 전입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내 주택 구입 시 전세대출 제한도 조인다. 재는 시가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하고 있다.
부동산 법인 등을 통한 우회 투기수요도 차단한다. 주택 매매·임대업을 영위하는 개인·법인사업자에 대한 주택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법인 부동산에 대한 종부세율은 대폭 인상한다.
법인이 주택을 양도할 때 적용하는 세율도 올린다. 정부는 투기 수요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규제 지역을 추가로 지정하기로 했다.
조정대상지역에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원 이하에는 50%, 9억원 초과엔 30%가 적용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0%로 묶인다.
정부는 개발호재 인근 지역에 대해선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잠실 국제교류복합지구(MICE) 개발로 인해 송파구 등지 부동산이 과열되고 있는 점 등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정부는 재건축 안전진단을 강화하는 등 정비사업 관련 규제도 손질하기로 했다.
최근 서울 목동 등지에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시장이 과열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그동안 정부는 안전진단 요건과 절차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대책 세부 내용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오전 10시에 발표할 예정이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