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강남권 보유세·양도세 절세 급매물이 해소되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는 현상이 멈춘 데다가, 잠실·용산·목동 등 서울 주요 지역에 개발 호재가 더해지면서 매수심리가 회복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0.8로, 전주(97.0)보다 3.8포인트 올랐다. 같은 통계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가 100 선을 넘긴 것은 지난 3월 마지막 주(100.0) 이후 10주 만이다.
매매수급지수는 0∼200 범위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우위며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우위라는 뜻이다. 또 100을 기준점으로 지수가 100 미만이면 수요보다 공급이 많고, 100을 초과하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권역별로는 양천구·구로구를 포함하는 서울 서남권의 매매수급지수가 105.0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서북권(마포구·서대문구·은평구)는103.9로 전주(97.2)보다 6.7포인트 올랐고, 동북권(성동구·광진구·동대문구) 역시 101.4로 전주(97.6 대비) 올랏다.
오름폭이 가장 큰 곳은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이다. 이번주 95.0으로 전주(87.7)보다 7.3포인트 뛰었다.
감정원은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주보다 0.02% 올라 13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는 통계도 내놨다. KB국민은행 리브온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98.7로, 전주(79.1)보다 19.6포인트 올라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강남 지역에선 매수문의가 코로나19 확산 직전 수준으로 회복됐고, 금천구·노원구·마포구 등 비강남권 아파트값이 상승 전환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라며”실수요자와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금액도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정부가 아무리 부동산 규제책을 수시로 내놓아도, 집값은 잠깐만 주춤했다가 결국 다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