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 부촌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서래마을. 온통 박스(box)형으로 네모반듯하게 지어진 상가들 사이로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4층짜리 상가주택이 유독 눈에 띈다. 다른 건물들과 달리 주차장을 건물 앞에 배치한 덕에 주차난도 덜하다. 이 상가주택은 2014년 12월 말 준공해 일주일 만에 모든 층(지하 1층~지상 3층)의 임대가 완료됐다. 경기 침체 여파로 꼬마 빌딩 상가 곳곳에 공실이 넘쳐나지만, 이 상가는 지금도 각 층이 만실이다. 윤재선 팀일오삼건축사사무소 소장이 설계한 건물이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도 있었지만, 옛날 얘기다. 최근 2~3년 동안 경기 불황에 코로나 여파까지 겹치면서 전국의 상가가 공실 몸살을 앓고 있다. 장사가 잘되던 멀쩡한 상가에도 폐업 간판이 내걸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불황의 시대에도 임차인이 가득 찬 건물이 있다. 비결이 뭘까. 국내 최고의 수익형 건축 강좌로 자리 잡은 조선일보 땅집고 건축주대학의 멘토들은 "수익형 빌딩을 지을 때 건축주들이 설계 단계에서부터 '임차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6월 23일 개강하는 제13기 땅집고 건축주대학 강사진으로부터 불황의 시대를 이기는 수익형 꼬마 빌딩 설계에 대해 물었다.
◇"건물주는 임차인이 뭐가 불편하지 사전 조사하고, 설계하라"
'수익률 높여주는 주거상가빌딩 설계 전략'을 주제로 강의하는 윤재선 팀일오삼건축사사무소 소장은 "건물이 들어서는 지역의 임차인들이 어떤 불편함을 겪고 있는지 사전에 조사하고, 이를 설계에 반영하면 경쟁력 있는 건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윤 소장은 경기도 성남 서판교에 2010년 지은 4층 규모 상가주택을 예로 들었다.
서판교는 상가주택이 밀집해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 지역의 모든 건물이 1층 상가, 2층 이상 주거용으로 지어 틀에 박힌 듯 똑같다. 통상 40~50평짜리 1층 전체를 식음료 매장으로 통임대한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임차인들 입장에선 40평은 혼자 쓰기엔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모든 상가가 이 정도 규모이니 입점을 꺼린다. 건물주는 상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임대료를 낮춘다.
윤 소장은 서판교 상가주택을 설계할 때부터 경량 칸막이를 이용해 1층을 네 개로 쪼개 탄력적으로 임대할 수 있도록 했다. 윤 소장은 "통임대만 받는 주변 상가들에 비해 점포 크기가 작은 만큼 월세가 저렴해, 다양한 업종의 임차인들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당시 1층 상가 통임대 시세가 250만~300만원이었는데, 이 상가 주택은 1층에선 월세 500만원이 나왔다.
윤 소장은 또 "상업용 건물이라면 임차인들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야 하기 때문에 외관 설계도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가 서래마을에 지은 둥근 모서리 상가주택이 대표적인 예다. 준공 당시 임대료를 시세보다 15% 높게 매겼는데도 모든 층이 임대됐다. 현재 편집숍 브랜드 '루밍'과 필라테스 학원 등이 입점해있다.
◇도로에서 지하로 가는 계단, 2·3층은 통유리로
이번 건축주대학에서 '수익형 빌딩 케이스 스터디' 강의를 담당한 홍만식 리슈건축 소장은 "상가를 지을 때 1층뿐 아니라 반지하, 2층 이상 공간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보라"고 말했다. 홍 소장은 2014년 준공한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Y빌딩'에서 각 층의 상품성을 높이는 설계를 내놓았다. 우선 도로에서 지하 1층 상가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계단을 설치했다.
꼭대기(4층)는 일조권 사선 제한 때문에 점포 크기가 다른 층에 비해 작다. 3~4층을 복층으로 만들고 나선형 계단을 만들었다. 3층 임차인이 4층을 'VIP 공간'처럼 쓸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도로와 접한 상가 전면부 중 2~3층은 커튼월로 마감했다. 홍 소장은 "건물에 들어온 각층 임차인들이 소비자의 눈길을 쉽게 끌 수 있게 하고, 손님을 자신의 점포로 쉽게 끌어들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형 빌딩의 부지검토와 입지 분석 방법'에 대해 강의하는 신지혜 STS개발 상무는 상가 건물 전 층을 F&B(식음료) 매장으로 채우는 것보다는 다른 업종에도 눈을 돌려보라고 조언했다. 신 상무는 "상가 2층 이상은 중개업소에 미리 얘기해 경기 영향을 덜 받는 학원·독서실·오피스 임차인을 찾아 달라고 부탁하고, 건물주 본인도 그런 임차인을 찾아보라"며 "당장 임대 수익은 좀 적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13기 조선일보 땅집고 건축주대학은 23일 첫 강의를 시작한다.
[제13기 조선일보 땅집고 건축주대학 수강생 모집]
■교육 과정·모집 정원
-주거·상가혼합형 빌딩반 과정 : 20명 안팎
-중소규모 수익형 빌딩반 과정 : 20명 안팎
※모든 과정은 선착순(수강료 입금 기준) 모집하며, 과정별 정원이 채워지면 마감합니다.
운영사무국으로 전화(02-724-6396)하시면 수강 신청 방법을 안내해 드립니다.
■일시
-6월 23일~7월 23일(매주 화·목요일 오후 7시~9시30분, 토요일 현장 강의 2회 등 총 12회)
■장소
-서울 중구 정동 성공회빌딩 본관 2층 모임공간 상연재
■수강료
-1인당 160만원
■할인 혜택
-지인 또는 가족 동반 등록시 각자 20만원 할인
-부부 동반 등록은 200만원(선착순 5쌍까지는 160만원. 단, 등록 마감일 전 신청자에 한함)
-재수강시 60만원 할인
-땅집고 택스클럽 회원 5% 할인
※중복 할인은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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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운영사무국 (02)724-6396
■주최
-조선일보 땅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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