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올해 서울 주택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일반 분양가격이 3.3㎡(1평)당 2910만원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이 원했던 평당 3550만원은 고사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조합에 제안했던 2970만원보다 60만원 낮은 금액이다.
조합 대의원회의와 임시총회 등을 통해 이 금액이 최종 분양가로 확정된다면 주변 시세보다 가격이 크게 낮은 ‘로또 단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은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로 단일 재건축 단지로는 국내 최대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대우건설이 공동으로 시공한다.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해 청약 대기 수요가 많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HUG가 제시한 평당 분양가 2910만원을 사실상 수용하기로 하고, 8일 대의원 회의 안건에 올리기로 했다. 조합 측은 “더 이상 협상을 진행하면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시간이 없다”며 “7월 초 임시총회를 개최해 HUG 요구대로 일반 분양가를 결정할 것인지 조합원 의견을 묻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조합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들은 예상보다 낮은 분양가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당초 조합이 제시한 분양가는 3550만인데, HUG가 통보한 2900만원대로 분양하면 조합원 추가 분담금이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는 탓이다. HUG가 제시한 분양가를 확정하면 전용 84㎡ 기준으로 주변 시세보다 수 억원 저렴한 9억원대, 조합원 한 가구당 추가 분담금은 1억20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추가 분담금을 내는 것보다 차라리 후분양을 선택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만약 조합이 후분양해 일반 분양가가 높아지더라도 청약 미달이나 미분양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후분양으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조합의 공사비 조달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조합원들은 총회 개최를 막기 위해 가처분 소송 진행 등 법적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현재 둔촌주공 조합이 겪고 있는 문제는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려면 좀 더 서둘러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