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공사비만 약 2조원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의 수주전이 다시 막을 올렸다.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은 4일 서울 중구 장충동 제이그랜하우스에서 총회와 함께 1차 합동 설명회를 열었다.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은 입찰 제안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소개했다. 조합은 오는 14일 사전투표를 거쳐, 21일에 2차 합동설명회와 함께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승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한남3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6일대에 지하 6층∼지상 22층, 197개 동,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예정 공사비만 1조8880억원에 달해, 역대 재개발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번 사업을 따내는 건설사는 올해 수주액에서 단숨에 1위로 뛰어 오른다.
앞서 이들 3사는 지난해 입찰에 참여했으나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특별 점검과 검찰 조사까지 받았다. 3사는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입찰이 무효화하면서 재입찰 과정을 밟아야 했다.
이 때문에 3사가 재입찰에서 제출한 제안서에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공사 비용을 절감하는 내용이 들어가고, 이전에 제시된 분양가 보장이나 임대주택 제로 등의 파격적인 내용은 모두 빠졌다.
조합이 작성한 입찰 제안서 비교표를 보면 각 사가 제시한 공사비는 현대건설은 대안설계를 포함해 1조7377억원, 대림산업은 1조8880억원, GS건설은 1조6550억원이었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조합설계에 공사비를 추가한 대안 설계를 제시했고, GS건설은 대안설계 대신 조합 설계의 품질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사업비 대여 규모는 현대건설 2조원 이상(사업 촉진비 5000억원 포함), 대림산업 1조6000억원, GS건설 1조5000억원 순이었다. 이주비 지원에 대해서는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100%를 조달하겠다고 했고, GS건설은 기본 이주비로 LTV 40%, 추가 이주비로 LTV 50%를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공사비 산정월(2022년 6월)까지 공사비 인상이 없고, 착공일 이후에도 물가상승에 의한 공사비 상승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림산업은 착공기준일(2022년 8월)까지는 물가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이 없다고 했고, GS건설은 2022년 7월까지는 공사비 인상이 없으나 이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실적 공사비 지수 가운데 낮은 변동률을 적용하겠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 총회와 시공사 합동설명회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상황에서 열렸다. 서울 중구청은 조합에 집합금지명령을 내렸지만, 조합은 더는 일정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행사를 강행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