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0.5%' 역대 최저 기준금리 시대…부동산시장 향방은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20.05.28 14:55 수정 2020.05.28 15:52


[땅집고] 한국은행이 2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면서 연 0.5%라는 사상 최저 금리 시대가 열렸다. 통상 금리 인하는 대출 이자 부담 감소로 부동산 시장의 투자 수요를 증가시키는 만큼, 코로나 이후 횡보를 이어가고 있던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16일 ‘빅컷’(1.25%→0.75%)을 단행하면서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지 2개월 만인 이날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조선DB

앞서 3월 한은의 ‘빅컷’ 직후부터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값은 하락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하방 리스크에다 정부의 강한 대출 규제가 겹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 역시 안정세에 접어든 서울 아파트 가격을 급등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이미 초저금리이어서 금리가 추가 인하돼도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리가 아무리 낮아지더라도 15억원이 넘는 투기과열지구 주택은 대출이 완전히 불가능한 등 서울을 비롯한 주요 지역 아파트는 금리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어려운 상태다.

단, 비규제 지역의 중소형·중저가 주택은 이번 금리 인하로 거래가 활성화할 가능성이 높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저금리로 이자 부담이 경감하면서 일부 비규제 지역 부동산 자산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서울 등 나머지 지역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수요 억제책이 상당하고,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도 커서 당분간은 적은 거래량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가 보장되는 새 아파트 시장에는 이번 금리 인하로 인해 더욱 더 많은 청약자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랩장은 “특히 분양가 9억원 이하는 집단대출을 통해 낮은 이자를 조달할 수 있어 인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출 규제의 영향이 적은 상가·오피스·오피스텔 등의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초 저 금리 상황이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레버리지를 많이 사용하는 수익형 부동산은 금리 변동에 예민한 구조"라며 "은퇴자들의 관심이 많은 꼬마빌딩은 역세권이나 대학가, 업무지구 주변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 금리가 떨어질수록 임대사업을 통한 월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규제가 많은 주택보다 상가 등으로 관심이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익형부동산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과 공급 과잉 우려 등으로 상품별로 수요 유입이 제한적이고,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도 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수익형 부동산 투자가 관심을 받으며 공급이 확대하면 오히려 지역에 따라 가격이 하락하는 곳도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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