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충북 청주시에 방사광 가속기가 들어선다는 소식 이후 예정지 주변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청원구 오창읍 H 아파트 전용면적 84.9㎡은 최근 4억8000만원(32층)에 거래됐다. 방사광 가속기 입지가 정해지기 전인 지난달 하순 이 아파트 같은 면적 38층과 39층이 각각 3억2000만원과 3억3900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하면 최고 1억6000여 만원이 뛴 것이다. 흥덕구 가경동 I 아파트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아파트 1층(전용 면적 84.7㎡)은 지난달 3억7500만원에 팔렸다. 6개월 전에 비해 5000만원 넘게 올랐다.
한국감정원이 5월 3주(5월 1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충북의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은 전 주 대비 0.43% 올랐다. 청원구는 오창읍과 주중동을 중심으로 1.02%나 올랐다. 흥덕구는 가경동을 중심으로 0.61% 상승했다.
지난 8일 청주 오창은 전남 나주를 제치고 2028년 가동할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부지로 선정됐다. 방사광 가속기 구축은 국비와 지방비에 충북도·청주시에서 별도 지원하는 예산을 합쳐 총 1조1583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이 사업안에는 KTX 오송역 연결 전용 도로 개설을 위한 예산 30억원도 포함돼있다.
방사광 가속기 구축은 청주의 인구 증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방사광 가속기에 따르는 고용 효과 때문이다. 인구가 늘면 주택 수요가 늘며 집값이 오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방사광 가속기 건설이 6조7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2조4000억원의 부가가치유발 효과, 13만7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명례 청주 오창읍 이박사부동산 대표는 "방사광 가속기 유치를 계기로 KTX 오송역과 중부·경부고속도로가 인접한 오창지역 아파트(전용 84㎡) 호가가 대체로 5000만원~1억원씩 폭등했다"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수도권에 집중되다 보니 투자자들이 규제가 느슨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충청권 등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주에는 신규 아파트 분양도 줄을 잇고 있다. D사는 다음 달 청주 동남지구에 570여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9월에는 가경동에 925가구가 추가로 들어선다. 민간개발사업이 추진되는 매봉공원에는 2070가구가, 원봉공원에는 2000가구가 올해 분양할 예정이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