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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아파트] 흑석뉴타운 최대 단지 '흑석 리버파크자이' 20일 1순위 청약
[땅집고]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 최대 단지 ‘흑석리버파크자이’가 분양 시장에 나온다. 흑석동에 신축 아파트가 공급되는 것은 2016년 아크로리버하임(흑석7구역·1073가구) 이후 약 4년만이다. ‘흑석 리버파크자이’는 지하 5층~지상 20층 26개 동, 총 1772가구로 흑석동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일반분양 물량은 357가구로 이중 80%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5층 이하 저층부다. 전용 59㎡ 77가구, 84㎡ 279가구, 120㎡ 1가구로 구성했다. 특별공급은 5월19일, 일반분양 1순위는 5월20일에 각각 신청받는다.
흑석뉴타운은 소비자들의 관심이 가장 많은 서울의 대표 뉴타운 중 하나로 서초구 반포와 가까워 ‘준(準)강남권’ 입지가 최대 강점이다. 재개발 구역이 해제된 10구역을 제외하면, 총 10개 구역 중 5개 구역(4~8구역)이 입주가 끝났다.
‘흑석 리버파크자이’는 주변 시세 대비 3억~4억원 저렴한 분양가와 ‘흑석 뉴타운’이라는 입지로 올해 상반기를 통틀어 최고 유망단지로 평가 받기도 한다. 그러나 막상 따져보면 경사가 상당한 지형에 지하철역·시내버스 정류소와의 거리가 멀다는 단점도 명확하다. 높은 가점을 가진 예비 청약자들은 청약 통장을 꺼내기 전에 한번쯤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 시세보다 저렴한데, 30평대는 중도금 대출 불가
현재 우리나라는 새 아파트 가격은 시장경제가 아닌 정부가 통제하고 있고, 통상 정부는 서울의 경우 주변 시세보다 훨씬 싸게 가격을 정한다. 따라서 청약 가점이 높고, 여유 자금을 확보하고 있어 당첨 가능성이 높은 주택 수요자는 단순히 주변 가격보다 싸다고 청약하기 보다는 분양하는 아파트 끼리 높고 비교해 청약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정부가 정한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2813만원이다. 당초 조합은 분양가를 3.3㎡당 3200만원대를 원했다. 그러나 정부 산하 분양가 통제 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조합원이 제시한 가격 보다 400만원 정도 낮은 수준에 가격을 책정하라고 통보했다. 주변 시세보다는 가격이 싸기 때문에 청약 수요자는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형별 분양가는 59㎡(이하 전용면적) 7억원, 84㎡ 9억5000만원 선이다. 9억원이 넘지 않는 20평대는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지만 30평대는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 전액 현금이 필요하다.
단지 인근에 있는 ‘롯데캐슬 에듀포레’(8구역)와 ‘흑석한강센트레빌2차’(6구역) 30평대의 매매가격과 비교하면 3억~4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19억8000만원에 거래된 ‘아크로리버하임’(7구역)과 비교해 차익이 최대 10억원에 달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이 아파트는 역세권에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아크로리버하임과 동등한 선상에 놓고 가격을 비교할 수는 없다.
■ 흑석역에서 가장 먼 아파트
흑석뉴타운은 서쪽으로는 여의도, 동쪽으로는 반포와 붙어 있고 한강대교를 건너면 용산이 나온다. 9호선 흑석역을 이용하면 여의도역까지 약 9분(4정거장), 신논현역까지 약 15분(6정거장)만에 닿을 수 있다. 강남권과 여의도 업무지구의 중간 입지로 출퇴근이 편리하다.
하지만 ‘흑석 리버파크자이’ 입지는 뉴타운 내에서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아파트로부터 지하철 9호선 흑석역까지 1km가량 떨어져 있어 걸어서는 15분 정도 걸린다. 7호선 숭실대입구역도 걸어서 20분 넘게 걸린다. 역세권 아파트가 아니다. 버스 교통도 불편하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시내버스 정류소도 지하철역과 인접해 있어 단지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나가야 한다.
‘흑석 리버파크자이’는 서달산 경사면에 있어 경사도 심하다. 나승성 한강리치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흑석역과 인접한 ‘아크로리버하임’이나 흑석9구역에 비해 입지 측면에서 평가가 낮을 수밖에 없다”며 “게다가 단지에서 흑석역까지 잇는 도로는 좁은데다 통행량까지 항상 많아 늘 혼잡하다”고 말했다.
■ 직주근접지로 뛰어난데 생활 인프라는 아쉬워
흑석동은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주거환경이 개선됐지만 생활 인프라는 부족한 편이다. 대형 병원(중앙대학교 병원)은 가까이 있지만, 영화관이나 대형마트 같은 대형 상권은 부족해 이수나 반포의 상권을 이용해야 한다. 주변에 고등학교가 없다는 것도 흠이다. 은로초교와 중대부중은 단지에서 도보로 통학이 가능하다. 1997년 중대부고가 강남으로 이전한 이후 고등학교는 없다. 인근 흑석9구역 재개발 조합은 부지 내 학교용지를 마련해 종로구에 있는 대신고등학교의 이전을 추진 중이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미지수다.
■ 청약 가점 60점 중후반 예상…변수는 둔촌주공?
청약 조건이 강화하면서 1순위 우선 공급을 받으려면 서울시에서 2년 이상(기존 1년) 거주해야 한다. 분양권 전매는 소유권 이전 등기일까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치열한 청약 경쟁을 예상한다. 가격이 워낙 저렴하기 때문이다. 일반분양 물량 357가구 모두 가점제로 당첨 가점은 65점 이상은 돼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청약 경쟁의 변수로는 강동구 둔촌주공이 거론된다. 가점이 높은 청약 수요자 가운데 둔촌주공 분양을 기다리는 청약 대기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둔촌주공의 일반분양 시점이다.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둔촌주공과 HUG와의 분양가 협상이 지연되면서 후분양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와 청약 수요자들이 흑석 리버파크자이 청약을 두고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흑석동 일대가 뉴타운 사업을 통해 중산층 타운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청약 가점이 70점이 넘는 수요자들은 반드시 이 아파트에 청약할 필요는 없어보이고, 60점대 청약자 중 자금이 다소 부족한 경우라면 이 아파트에 청약을 넣어 볼만 하다”고 말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