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용산역 철도정비창 부지에 아파트 8000가구를 짓는다는 계획 발표 이후 인근 주택 경매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13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전날 서울 서부지법에서 열린 용산구 청파동1가 근린주택에 대한 경매에 42명이 응찰했다. 3종 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한 이 주택은 대지면적 95.9㎡, 건물면적 273.4㎡의 지상 3층짜리 '꼬마빌딩'이다. 감정가(최저가)는 9억143만1950원이었으나 응찰자가 대거 몰리면서 14억6000만원에 팔렸다. 낙찰가가 감정가의 1.6배로 뛴 것이다. 상가가 아닌 근린주택이라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1층에 새마을금고라는 안정적인 임차인이 있어 큰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날 서부지법에서 1회 경매 입찰이 진행된 서울 용산구 신계동 용산이편한세상 전용면적 124㎡(20층)도 감정가(16억6000만원)보다 1550만원 높은 16억7550만원에 낙찰됐다.
같은 날 1회 경매 입찰이 열린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남산대림아파트 전용 84㎡(2층, 감정가 12억5000만원) 물건은 유찰됐지만, 2회차 경매 입찰에 부쳐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월드메르디앙 전용 128㎡(5층)는 최저가(13억1200만원)보다 소폭 높은 13억1311만1000원에 주인을 찾았다.
지난달 21일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초고가 아파트인 한남더힐 전용 177㎡(4층)가 올해 전국에서 진행된 법원경매 기준으로 최고 낙찰가(38억811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한남더힐이 법원경매에서 낙찰된 것도 처음이었다.
용산역 철도 정비창 부지는 역에서 가깝고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거리다. 2006년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연계해 사업비 31조원을 투입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할 예정이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사업이 좌초했다. 2018년에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개발 마스터플랜'을 구상하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주목을 받았지만, 부동산 시장이 과열 우려에 무기한 보류했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5월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진행된 용산 법원경매에 투자자와 수요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용산 개발 재개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앞으로 투자·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이라 예상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