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이케아 물럿거라" 경기 남부 뒤흔들 몰들의 전쟁 시작됐다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0.05.13 04:46

[땅집고] “그동안 아이들 데리고 쇼핑하려면 성남이나 하남에 있는 스타필드, 아니면 서울까지 나갔었죠. 이제 고매동에서 모든 걸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겠네요.”

지난 1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 경부고속도로 기흥IC를 빠져나와 코리아CC 방면으로 가는 편도 3차로는 오후 내내 주차장을 방불했다. 전날(4월30일) 새로 문을 연 홈퍼니싱 쇼핑몰 ‘리빙파워센터’로 들어가는 차량이 계속 몰리면서 주변 도로가 꽉 막혔던 것. 리빙파워센터를 찾은 주부 이모(31)씨는 “집 근처에 대형 쇼핑몰이 3개나 생겨서 앞으로 쇼핑하는 즐거움이 쏠쏠할 것 같다”고 했다.

[땅집고] 올 4월30일 오픈한 용인 고매동 '리빙파워센터'. /김리영 기자

용인 고매동 일대 기흥복합쇼핑 단지가 수도권 남부의 최대 쇼핑 메카로 떠올랐다. 기흥복합쇼핑단지는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북쪽으로 2㎞쯤 떨어진 고매동 일대 23만㎡ 규모로 조성했다. 2018년 수도권 최대 아울렛인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연면적 5만3000여평)이 첫 오픈한데 이어 작년에는 글로벌 가구 기업 이케아(연면적 1만5000평)가 들어섰다. 마지막으로 홈퍼니싱 전문 쇼핑몰인 ‘리빙파워센터’까지 준공하면서 본격적인 ‘몰(mall)의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기흥복합쇼핑단지를 개발한 GA코리아 관계자는 “경기 남부권은 그동안 제대로 된 복합 쇼핑몰이 전무했다”면서 “특색 있는 대규모 복합몰 3개가 경쟁을 펼치면서 주민들의 쇼핑 갈증을 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케아에 맞불…홈퍼니싱 쇼핑 신세계 열려

새로 개장한 ‘리빙파워센터’는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패션)이나 이케아(DIY가구)만으로 부족함을 느끼던 쇼핑객들에게 ‘마지막 퍼즐’이 될 전망이다. 지하 3층~지상 4층에 연면적 3만4000여평 규모로 백화점과 가구거리, 플리마켓 등에 분산된 온갖 홈퍼니싱 매장을 한데 모았다. 한샘·리바트·에몬스·까사미아·일룸 등 국내 대형 가구점과 삼성디지털플라자 등 가전제품 업체가 입점한다. 여기에 영화관, 키즈카페, 눈썰매장, 짚라인 등 각종 문화시설과 마트·식료품점까지 들어선다.

‘리빙파워센터’를 개발한 에스티에스개발㈜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에도 홈퍼니싱 수요가 꾸준히 있었지만, 다양한 가구와 인테리어 기업을 모아놓은 전문몰은 없었다”며 “전 세계적으로 보면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으면 집꾸미기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추세여서 홈퍼니싱을 주제로 남녀노소가 편하게 머물고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을 기획했다”고 했다.

[땅집고] 리빙파워센터(왼쪽)는 이케아 기흥점과 마주보고 있다. /STS개발


[땅집고]홈퍼니싱 브랜드가 한데 모여있는 리빙파워센터 내부. /김리영 기자


리빙파워센터는 중국 홈퍼니싱 복합몰 ‘홍싱메이카이롱’ 벤치마킹했다. 중국 내 모든 가구와 인테리어,생활용품점을 입점시켜 운영하는 중국판 가구 공룡기업 홍싱메이카이롱은 이케아 매장 바로 옆에 매장을 세우기로 유명하다. 이케아가 제공하지 않는 상품과 서비스를 찾아 고객을 자연스럽게 유입시키는 전략이다. 한마디로 이케아에 대한 차별화와 시너지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것이다.

■ 경기 남부 최대 규모 쇼핑 타운으로 주목

경기 남부지역은 최근 화성, 용인, 수원 등을 중심으로 신규 아파트 입주가 잇따르고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쇼핑 수요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새로 유입되는 인구를 흡수할만한 쇼핑몰은 드물었다. 수원역과 기흥역, 죽전역 주변에 백화점이 들어서긴 했지만 스타필드나 코엑스처럼 가족 단위로 오랜 시간 머물고 다양한 체험과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은 없었다.

[땅집고]옥상을 주차장으로 쓰는 이케아와 달리 리빙파워센터에는 다양한 놀이시설이 마련됐다. /GA코리아


[땅집고] 각종 놀이기구가 있는 리빙파워센터 2층 옥상 야외놀이공원. / 김리영 기자


이런 가운데 고매동은 입지적으로 쇼핑몰 최적지라는 평가도 나온다. 수도권 최대 신도시인 화성 동탄신도시와 인구가 밀집한 수원 영통, 용인 등지에서 차로 10여분이면 도착한다. 특히 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 패션 전문몰인 롯데프리미엄과 홈퍼니싱 전문몰인 리빙파워센터가 각각의 장점을 잘 살리면 쇼핑객을 대거 끌어모을 것으로 기대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주변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연 1000만명 가까운 방문객을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땅집고] 기흥복합쇼핑단지 위치. /STS개발


■ 대형 쇼핑몰 입점하면 주변 집값에도 영향

대형 쇼핑몰이 입점하면 주변 집값도 영향을 받게 된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른바 몰세권 효과라고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국내 첫 이케아가 상륙하고 그 옆에 롯데 아웃렛이 들어선 광명역세권의 경우 이케아 입점 후 3년여 만에 아파트값이 분양가의 2~3배씩 뛰어올랐다. 스타필드 고양점과 하남점이 문을 열었을 당시에도 주변 아파트 값이 1억~2억원 정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쇼핑몰 입점으로 유동 인구가 급증하고, 주변 지역이 명소가 되면서 일종의 랜드마크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땅집고] 대형 쇼핑몰이 들어선 수도권 주요 지역 집값 추이. /부동산114


고매동 일대는 아직 개발 재료가 많아 주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1600실 규모의 롯데레지던스 호텔을 비롯해 국내 최대 음식문화거리, 카이스트와 제휴한 체험과학관, 한류 공연장 등이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다. 이 시설들을 개발하는 GA코리아 관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첨단 산업과 주거가 합쳐진 미래형 스마트 시티로 완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까지 3.3㎡(1평)당 1808만원이던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 아파트 가격은 올 2월 이후 3.3㎡당 2017만원으로 올라섰다. 동탄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동탄신도시는 역 주변조차 상권 형성이 되려면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용인 일부 지역까지 아우른 쇼핑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고매동 일대 쇼핑몰 수요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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